청춘의 자화상 - 젊은 날의 꿈과 고난과 사랑과 세상을 그려보다
황진혁 지음 / 미래지향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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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청춘이라는 단어를 들으며 생동감이 흘러넘치는 열정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무언가, 내가 지금 그곳에 있는 것일텐데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 한다. 그 누가 뭐라해도 청춘이었던 20대의 시절에는 내가 청춘이라는 한가운데에 서 있다는 것을 몰랐고 30대가 지나고 나서는 청춘이라 스스로 말하기에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가 네 나이만 되었다면 못할 것이 없겠구나'라고 말하는 주변이들을 보면 아직 청춘은 청춘인가보다는 실감하며 지내고 있으니 '청춘'이란 이 단어는 내가 인식하기 보다는 주변에서 더 잘 인지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상념을 해 본다.

어찌되었건 이 책의 저자는 20대를 돌아보며 또 남아있는 20대를 바라보며 이 글을 적어놓았다고 하는데 단상 속에 보이는 이야기들은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론 격하게 공감이 되기도 하기에 즐겁게 읽어내려간 듯 하다.

이솝 아저씨, "개미와 베짱이"라는 동화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예체능을 전공한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리자면, 베짱이가 누워서 하는 여유로운 연주도 사실은 개미가 흘린 땀 이상으로 많은 땀을 흘려야 가능한 경지인데 말입니다. -본문

늘 틀에 박힌 듯 개미는 부지런하고 베짱이는 게으르다는 생각을 안고 살아왔던 나에게 이 이야기는 웃음이 비집고 나오는 것은 물론 아직까지도 베짱이는 게으르다는 생각만을 하고 살아왔다는 것이 내 스스로를 갑갑하게 만들었다. 옳고 그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판단은 유보한 채 처음에 배운 그대로, 뒤집어서 바라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나에게 베짱이의 구슬땀은 그 동안 아무렇지 않게 지내왔던 나의 지난 날에 대한 일격이나 다름 없었다.

인간은 사랑의 결말이 언제나 이별이라는 것을, 고로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진실한 사랑 앞이라면 언제나 사랑의 영원을 바라며, 때문에 영원할 것처럼 서로를 사랑해왔다. 적어도 사랑하는 그 순간만큼은 영원을 영원처럼 굳게 믿는다. 그런데 그토록 사랑했떤 사람과 이별하는데 상처 없을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본문

사랑은 이것이다, 라는 정의를 내릴 만큼 사랑에 대해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것이 사랑이다, 라고 생각했던 이전의 생각들이 점차 변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인들끼리 흔히 하는 '영원'에 대한 약속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20대의 내가 믿었던 사랑이었다면 지금의 내가 믿는 사랑은 함께 하는 동안에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달라졌다. 그러니까 나는 어느 새 사랑이라는 것에도 유효기간이 있으며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지금 곁에 있는 이 순간만은 오롯이 그를 사랑하자, 라는 주의로 변해가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이 때론 너무 현실적이라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벗어날 수 없는 진실이기에,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러한 형태이다.

아기자기한 말장난 같은 이야기들도 읽으면서 금새 끄덕끄덕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단상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틀림 없는 듯 하다. 잠시 쉬어가는 그 틈새로 짧은 이야기 한 두 개쯤 마주한다면 잠깐이지만 싱긋 웃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아마 그 잠깐의 시간 동안이라도 우리는 젊어지지 않을까, 라는 딴지를 담아 글을 마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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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청춘 / 박수진저


독서 기간 : 2014.09.2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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