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데니스 홍 박사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었다. 어느 샌가 영화 속 주인공으로 로봇이 등장하고 현재 수 많은 과학자들이 로봇을 발명하는 것에 대해 주력을 다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로봇 박사에 대해서는 그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나와는 마주할 일이 없는 이들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기에 관심을 가져 본적도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면서 비록 어린이를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즐겁게 읽어내려 갔다.
초등학교 때 과학반에 들어 방과후 수업들을 받기도 했지만 당시 나에게는 과학은 즐겁다, 기보다는 무언가 실험을 하고 보고서를 써야 하는 귀찮은 것들이라고만 생각했다. 학교의 소수 인원만을 선발한다는 이야기에 신청을 하고 그 반에 있는 동안에도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시키는 것만 하는 아이였는데 그런 점에서 데니스 홍 박사와는 첨예하게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었던 모습을 보며 어쩜 이렇게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과 그런 호기심이 올바르게 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눈 앞에서 궁금한 것들을 몸소 체험해 봐야만 직성이 풀리고 가전제품들을 분해해서 그것들을 다시 조립하면서 희열을 느꼈던 아이는, 유치원에 입학하자마자 공구세트를 선물 받고서는 라디오를 시작으로 믹서, 청소기, 컬러 텔레비전까지 모두 분해하고서는 그 안을 살펴보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어 간다.

“맞다! 식초랑 탄산수소나트륨!” 머릿속 전구에 불이 반짝 들어왔다. 식초와 탄산수소 나트륨을 섞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만약 가벼운 물체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생기는 힘으로 발사시킬 수 있지 않을가?식초는 주방에 있고, 탄산수소나트륨은…..-본문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을 보고선 ‘우와’라는 감탄사와 그 놀라움이 몇 초면 사라져버리는 나와는 달리 초등학생이었던 그는 로켓 발사 장면을 보고서는 자기도 그와 같은 로켓을 만들어 발사해보리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니까 그는 그저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과 그 호기심을 기반으로 해서 직접 만들어 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그를 보면서 어쩜 이토록 다른 유년기를 보냈나, 하며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게 유년시절부터 무언가를 만들고 제작하기 좋아했던 그는 로봇 공학박사가 되게 되는데 그 이후의 그의 행보를 보노라면 그가 가진 지식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누기 위한 무한한 노력을 하는 모습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로봇이라는 딱딱한 느낌의 공학이 그를 만나게 되면서 온기가 전해지는 느낌이랄까. 시각 장애인들에게 운전은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그들을 위한 자동차를 만들고 얼마 전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해서 재난 구조를 할 수 있는 로봇 대회를 열기도 했다니 그는 로봇의 기술을 계속해서 우리네 삶 안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따뜻하게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