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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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카밀 프리커는 편집장인 프랭커 커리의 설득 아닌 설득에 못이겨 자신이 자랐던 윈드 갭으로 취재를 나가게 된다. 고향으로의 회귀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은 설렘, 반가움 등의 밝은 느낌이겠지만 그녀는 이 제안이 달갑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일전의 다른 기자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가서 취재한 기사가 퓰리처상에 오른 일이 있기에 프랭커 커리는 그녀에게도 그런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취재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꽤나 오랜만에 찾은 집 앞에서 그녀의 어머니인 아도라는 딸의 갑작스런 출현을 반기기 보다는 뭐랄까, 왜 너가 이곳에 있는거니? 하듯 손님을 대하듯 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이 가족에 대한 비밀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들과 함께 카밀이 취재해나가는 이야기들을 보며 조금씩 그 문제의 중심으로 들어가게 된다.   

 "왜냐하면 당신은 나를 사랑하니까요." 엠마가 햄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고기의 역겨운 냄새 위로 단 냄새가 떠다녔다. "나도 살해당했으면 좋겠어." 

 "엠마, 그런 말 하면 못써."어머니가 새하얗게 질려 말했다. 손가락이 손눈썹 근처를 부들부들 맴돌더니,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 식탁 위로 도로 내려왔다. -본문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메리언의 빈 자리를 카밀은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자리는 오히려 엄마의 텅빈 자리만이 있었고 그렇게 공허해져버린 자리를 카밀은 커터가 되어 스스로의 몸에 자해를 하며 버티고 있었고 메리언의 자리를 매꾸듯 엠마는 아도라가 바라는대로 행동하는 듯 하지만 집 밖에서 마주하는 메리언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아도라는..... 어머니에게 과잉보호를 받았지. 네 할머니 조야가 네 엄마를 보고 미소를 짓거나 사랑스럽게 어루만져주는 건 한번도 못봤지만 그래도 그 양반은 네 엄마한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언제나 머리를 만져주고 옷을 입히고, 그리고.... , 네 할머니는 아도라를 핥기도 했어. 그냥 개 손을 잡고 핥는거야. 아도라가 햇빛에 타서 살같이 벗겨지니까. (중략) 아무튼 조야가 네 엄마 옆에 않아서 셔츠를 벗기소 살갗에 길에 일어난 껍질을 벗기는 거야. 조야는 그걸 아주 좋아했어. -본문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되는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 결말로 치닫게 되는 것인지. 이 모든 것들의 이야기의 첫번째 단추에 대한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 그야말로 간담이 서늘해지게 된다. 그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판단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받아들여야 하는 무관심과 방관, 그리고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폭력은 아이는 물론 그것을 자행하는 어른들마저도 비뚤게 만들고 있다.

 범인을 추격해나가는 그 모습들도 그렇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면 갈수록 어른들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비뚤어진 사랑의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송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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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간 : 2014.10.01~10.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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