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이 계속되며 바야흐로 가을의 문턱에 진입한 9월의 느즈막한 날에 10월의 샘터 이야기를 미리 만나보았다. 8월에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도 있었고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8월을 지나 초석을 보내고 나니 벌써 10월이 문턱에 있다니.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에 있는 곳으로만 요리조리 피하던 날을 뒤로하고 어느새 머플러를 챙겨 나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9, 풍성한 이야기가 있어 쌀쌀한 날씨들을 또 버티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안은 입국한 처음 그날부터 모든 것이 이슈가 되었었는데 너무도 아담한 작은 차를 타고서 이동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그를 보노라면 검소함이 몸에 벤 그의 모습을 여실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소외된 이들에게 먼저 나가서는 그의 모습은 이전의 그 누구도 보여준 적 없는 소탈함이었으며 그런 그의 진심은 종교를 불문하고 그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러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아마도 이런 말일 거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폭력과 불의에 무관심한 ’, 그리고 삶을 아름답게 하기보다는 황폐하게 만들 뿐인 무익한 유혹에 맞서서, 우리 자신과 내 이웃을 지킬 때에 더 아름답고 풍성한 삶이 가능해진다는…. 나는 그렇게 해석하여 내 마음에 새겼다. –본문

 남들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모든 것을 내 손에 담아두려는 우리의 모습 앞에 비친 교황의 모습은 과연 지금의 우리 삶의 모습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숙연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나누고자 하는 그의 행보를 보며 조금씩이나마 두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는 것을 느낀다.

 

  

 강풀 작가의 만화는 종종 읽어보긴 했는데 실제의 그를 마주한 것은 처음인 듯 하다. 푸근한 느낌이 드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만화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의 근원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가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자신의 딸이 태어났을 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겠다, 라는 결심을 하게 되면서부터이다.

 그림을 그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글이었다. 딸에게 들려줄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자꾸만 뭔가 가르치려 들게 되었고, 세상은 아름답다고 미화하는 글을 쓰게 됐다. 그게 내심 불편했다. 아이가 살면서 꼭 모든 일에 다 성공해야만 할까? 실패하며 배우는 것도 있지 않을까? 결국 그는 전형적인 그림책의 교훈을 따르기보다, 딸에게 정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썼다. –본문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안녕, 친구야>를 시작으로 <얼음 땡!>으로 이어졌으며, 소외된 이들이라도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그렇기에 초현실적인 동화 속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따스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시를 쓰는 남편만을 따라 간 시골집에서 마주한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어느 새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이 되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위해 그간의 미운 정마저도 필요한 시간이라 말하는 이야기부터 이른바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 새우에 대한 올바른 정보는 물론 영화 <와즈다>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인권에 대한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10월의 샘터를 통해서 묵직하니 많은 것들을 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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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9 / 샘터 편집부저 


  

 

독서 기간 : 2014.09.2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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