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이 계속되며 바야흐로 가을의 문턱에 진입한 9월의 느즈막한 날에 10월의 샘터 이야기를 미리 만나보았다. 8월에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도 있었고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8월을 지나 초석을 보내고 나니 벌써 10월이 문턱에 있다니.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에 있는 곳으로만 요리조리 피하던 날을 뒤로하고 어느새 머플러를 챙겨 나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9월, 풍성한 이야기가 있어 쌀쌀한 날씨들을 또 버티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안은 입국한 처음 그날부터 모든 것이 이슈가 되었었는데 너무도 아담한 작은 차를 타고서 이동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그를 보노라면 검소함이 몸에 벤 그의 모습을 여실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소외된 이들에게 먼저 나가서는 그의 모습은 이전의 그 누구도 보여준 적 없는 소탈함이었으며 그런 그의 진심은 종교를 불문하고 그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러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아마도 이런 말일 거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폭력과 불의에 무관심한 ‘죄’, 그리고 삶을 아름답게 하기보다는 황폐하게 만들 뿐인 무익한 ‘유혹’에 맞서서, 우리 자신과 내 이웃을 지킬 때에 더 아름답고 풍성한 삶이 가능해진다는…. 나는 그렇게 해석하여 내 마음에 새겼다. –본문
남들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모든 것을 내 손에 담아두려는 우리의 모습 앞에 비친 교황의 모습은 과연 지금의 우리 삶의 모습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숙연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나누고자 하는 그의 행보를 보며 조금씩이나마 두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