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말하다 - 세계의 문학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인가?
칼럼 매캔 엮음, 윤민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80여명의 이야기가 한 곳에 모여있다 보니 집중은 다소 힘들었던 책이다. 뭐랄까. 이제 시작하겠거니 하면 어느새 끝이 보이고 마는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 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곤 했는데 남자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틀과 그들이 바라보았던 경계의 선이 확연히 달랐기에 그 갭을 줄여나가는 것이 버거웠던 것도 사실이다.

 어찌되었건 80여편의 글을 모두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그 중에서도 몇 가지 마음에 와 닿는 글이 있었으니, 그 정도 만으로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껴보려 한다.

 지난 밤, 당신의 심장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떠나고 난 후, 어딜 가나 나에게는 당신의 모습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렸지요. 우렁찼지만 거칠게 쉰 목소리가 귓가를 계속 맴돌았습니다. 미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죽었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고, 결국에는 태워ㅡ 사람들은 이걸 화장이라 부르더군요 ㅡ 내 손으로 당신을 직접 묻었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그러나 자꾸만 당신이 보입니다. –본문

 남들보다 훤칠하게 큰 키에 듬직한 체구를 가진, 이른바 황소라 불리던 남자는 늘 과묵하니 말이 없었다. 그 누구에게도 제 마음 하나 드러내는 법 없이 조용하게만 지내고 있던 그의 눈에 어느 날 아리따운 여인인 프쉬케가 등장하게 되고 혼사 문제가 오가고 있을 그녀의 집안에 성큼 들어서 그녀의 남자가 된 엘리후를 보며 그렇게 그의 인생은 평온하게 지나가는 줄만 알았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나서 37년 만에 다시 나타난 엘리후는 혼자 오두막에서 지내고 있다. 자신이 사랑했던 프쉬케에 대한 안부도 없이 고요히 지내기만 하는 그를 보며 증손녀인 에스메렐다는 그가 그것을 가져왔노라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그걸 다시 가지고 돌아왔다는 엘리후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게 되는데 대체 그가 다시 가져온 것이 무엇일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더 많이 남았던 이 책을 읽는 동안 적잖이 머리가 아픈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 와중에 마주하는 단비 같은 이야기들로 인해 겨우내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남자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들이 정리 될 것만 같았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진 것 같다. 역시, 책 한 권으로 그들을 알고자 했던 것은 과욕이었나 보다.

 

 

 

아르's 추천목록

 

 

 

여자는 모른다 / 이우성저

 


 

 

 

 

독서 기간 : 2014.08.31~09.0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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