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공허한 십자가>는 여러방면에서 나에게 많은 의미를 준 책이 아닐 수 없다. 첫째, 책장에 꽃혀 있는 히가시고 게이고의 책이 10여권 정도는 있을 텐데 아직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던 나에게 처음으로 그의 책을 마주한 책이었고, 둘째, 종이 책이 아닌 전자책은 나에게 절대 맞지 않아, 라는 생각에 마주한 적도 없었는데 e-book으로 이 책을 모두 읽어내려갔으며 마지막으로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형제도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는 것 만으로 나는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상념들로 인해 페이지가 넘어가면 갈 수록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한 권의 소설을 읽은 것 이상의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

<공허한 십자가>는 여러방면에서 나에게 많은 의미를 준 책이 아닐 수 없다. 첫째, 책장에 꽃혀 있는 히가시고 게이고의 책이 10여권 정도는 있을 텐데 아직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던 나에게 처음으로 그의 책을 마주한 책이었고, 둘째, 종이 책이 아닌 전자책은 나에게 절대 맞지 않아, 라는 생각에 마주한 적도 없었는데 e-book으로 이 책을 모두 읽어내려갔으며 마지막으로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형제도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는 것 만으로 나는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상념들로 인해 페이지가 넘어가면 갈 수록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한 권의 소설을 읽은 것 이상의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

중학생땐가 학원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글로 써오라는 숙제를 받고서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다음주엔가 준비를 해 간 적이 있다. 당시 30여명 정도의 정원이었던 반 내에서 나 혼자만이 사형제도에 대해서 반대의 견을 내고서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찬성을 하는 입장이라 1대 다수로 아이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내 의견을 점철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리곤 했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때의 내 모습이 떠오르며 지금도 과연 나는 사형제도에 대해 반대한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며 이전처럼 쉬이 답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를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 안에는 사형제도를 바라보는 피해자 가족, 가해자의 가족들의 서로 다른 시선은 물론 그에 따라 관철되 있는 수 많은 이해관계자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에 흑백논리와 같이 무엇 하나로 딱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그야말로 난제 중의 난제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읽는 내내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며 어디에도 설 수 었는 경계선에서 마냥 서성이고 있었다.

그런데 왜 내 딸이 죽어야 하는가. 이제 겨우 8년밖에 살지 못했는데. 앞으로 기나긴 인생이 남아 있는데. 그리고 그 딸이야말로 나와 아내 인생의 아름다운 빛이며 삶의 보람이 아닌가.
이런 자의 생명을 빼앗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지만 적어도 그 생명을 빼앗지 않으면 내 딸이 너무 불쌍하다ㅡ 재판이 있을 때마다 피고인석에 앉은 히루카와의 작은 등을 노려보면서 나카하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본문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오는 전화에서 아내 사요코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나카하라는 무슨 일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는 없지만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도무지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날의 사건은 그렇게 예고없이 나카하라와 사요코에게 드리우게 된다. 그저 평범한 가정 속의 하루를 보내고 있던 그 날, 마나미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이 가족에게 더 이상의 희망을 없게 만든 범인은 결국 사형 선고를 받게 되지만 사요코와 나카하라에게는 그 이후의 삶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범인이 사형 선고를 받는다고 해서 그들의 딸이 다시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히루카와 가즈오의 형벌로 인해서 구제되는 것도 아닌,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는 남남의 삶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5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카하라는 동물들의 화장을 해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사요코는 기자로서 취재를 다니고 가족 모임에 나가는 등 나름대로 활발하게 지내고 있었다. 물론, 그 둘간의 더 이상의 유대관계는 없었지만 그들은 어떻게든 그들의 생활을 해내가고 있었다. 그렇게 각자의 삶을 지내고 있는 그들에게 다시금 어두운 장막이 드리웠으니 그것은 바로 사요코의 살인 사건이 발생된 것이다. 이제는 남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던 전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에서 실타래의 그늘이 하나둘씩 나타나는 것을 쫓아가며 나카하라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과 이혼 후 살인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가족들의 모임에서 사요코는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집필하고 있었기도 하고 도벽에 관한 취재를 하고 있던 그녀가 갑작스레 피살을 당한 것이다. 갑작스런 사고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사진 속의 사요코를 보며, 그것이 살인사건의 피해 가족 중 한 가족이 가해자의 사형선고를 받고 나서 환하게 웃었다는 것을 듣게 되면서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낙이 이제는 그것이 전부로 전락해 버린 그들의 모습을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사요코의 피의자였던 마치무라 사쿠조의 사위인 후미야를 만나게 된다. 피의자인 장인 어른의 형량을 줄여보려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피의자의 가족과 대조적으로 나카하라는 당시 마나미의 살인 사건의 피의자였던 히루카와 가즈오를 대변했던 변호사를 마주하게 되면서 사요코의 의중을 다시금 마주하게 도니다.

한때 심심치 않게 들렸던 잔혹한 살인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당연히 그들에게 사형이란 가장 최고 수준의 형벌이 당연히 구형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더 이상의 자비가 주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과연 그것만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한 순간에 피의자에 대한 형벌을 집행하는 사형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있어서는 더 없이 필요한 것이지만 그 죽음이 모든 것들을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무런 속죄도 없이 그저 사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피의자들을 보며 이 십자가의 무게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한 권의 소설로 읽기에는 너무도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속죄가 없는 십자가는 그 누구에게도 의미 없는 공허함일 것이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꽤나 오랜 시간 이 문제를 잡고 이야기를 나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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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저


독서 기간 : 2014.09.07~09.0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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