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큰 사건들이 발생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아니었던가 싶다. 9.11 테러는 물론 지구의 멸망에 대해서도 예언을 했다는 그의 이야기가 들려올 즈음이면 아니겠거니,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신경이 계속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그의 문체 역시도 확고한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떠한 사건들이 표면 위에 올라왔을 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역시 뜨거운 감자로 오르는 것일 게다.
이번에 읽게된 <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1> 역시 그가 남긴 예언들을 기반으로 하여 이야기를 시작되게 되는데, 새벽에 읽기 시작한 이 책을 숨가쁘게 읽어내려갔으며 2권도 주문하지 않은 내 자신을 후회하면서 주말 동안 발을 동동 구르며 있었다. 다행이 2권으로 이 소설이 완결이라고 하니 다음주중에 바로 읽어보려 한다.
신을 믿는자, 마침내 신을 부정하게 되리라.
신을 믿지 않는자, 비로소 신을 만나게 되리라. –본문
무엇을 이야기하기 위해 이토록 거창한 서문이 있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을 안고 책을 펼치며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수록 이 안의 이야기들이 마치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비밀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 놓은 암호와 그 암호를 풀기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시작하는 연인들의 밀당처럼이나 두근거리며 바라보게 하는데 이 거대한 장막은 한 심포지엄에서의 납치 사건으로 시작하게 된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필사본에 대한 이야기로 한 과학 심포지엄이 서막이 되고 있는데 이 이야기가 "과학"이라는 것에서 사실 처음에는 조금 놀라웠다. 신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했는데 그 안에는 암호로 숨겨진 것과 그것을 풀어야 하는 과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4일간의 이 심포지엄에는 비외른 벨토라는 고고학자가 참여했으며 노스트라다무스와 메디치가에 대해서 강연을 하기 위해서 모레티 교수도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모레티 교수에겐 핵심적인 요수 하나가 부족했다. 핵심어. 그에게는 암호를 풀기 위한 핵심어가 없었다. 비제네르 암호는 핵심어가 없으면 해독이 불가능하다. 핵심어만 있다면 여기에 시간과 인내심을 보태 암호문으 해독할 수 있는데.... 도대체 그는 이 핵심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뚫어지게 종이를 내려다보던 그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대답은 바로 암호문 속에 있었다. 그걸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것이다 . –본문
그저 강연을 위해 참석한 모레티 교수는 강연 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되는데 알고보니 그는 괴한에 의해 납치는 당하게 된다. 중세 카톨릭 비밀결사이자 신의 군대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원하는 바가 있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비카리우스 필리데이에 의해 납치된 모레티 교수에게는 5일이라는 시간과, 그 시간 내에 노스트라다무스가 메디치 가문인 코시모 대공에서 보낸 편지 안에 숨겨진 암호를 파헤치라는 요구가 따르게 된다. 물론 이 기간 내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모레티 교수 자신은 물론 인질로 잡혀 있는 그의 아들까지 위험에 빠지게 되기에 그는 무조건 기한내에 모든 것을 풀어내야만 한다.
한편 모레티 교수의 아내인 안젤리카는 비뢰은 벨토와 함께 모레티와 그의 아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이들보다 빠르게 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를 파헤치기 위해 추격을 계속하게 되는데 언약의 궤를 찾기 위한 비카리우스 필리데이보다 빨리 암호를 찾아내지 못하면 모레티의 목숨은 물론이거니와 이들을 쫓기 위해 가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들에 의해서 살인범이라는 누명까지 쓰게 된 비뢰은 벨토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끝을 맺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댄 브라운이 흠모했던 작가라는 톰 에겔란의 이야기에 푹 빠져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그들을 따라 가느라 정신 없이 지나왔다. 과연 노스트라다무스가 기필코 지키고자 했던 것들은 무엇이며 이들은 과연 그 비밀을 찾아낼 수 있을런지. 숨기려는 자와 밝혀내려는 자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2권에서도 계속해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