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2월 23일. 비행기 한 대가 몽테리 산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이 여객기 안에는
186명의 탑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그 중 185명의 탑승객은 사망하고 단 한
명. 파란 눈을 가진 아이만이 유일한 생존자로 기록되고 있다.
그 어디 하나 다친 곳 없이 너무도 멀쩡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언론은 몽테리블 산의 기적이라 부르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비행기
사고는 비트랄 가족이나 카르빌 가족 모두에게 잔인한 일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비행기가 추락하고
그들의 미래였던 아들과 손녀가 모두 죽었다. 운명은 그런 청천벽력 같은 소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래놓고 한 시간 뒤에 핏덩이 같은 젖먹이가 살아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래서 잠시나마 하늘에 감사했고 아들과 며느리를 잃어버렸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소식은 운명의
장난에 불과했다. 더 깊은 곳을 찌르려고 잠시 빼낸 시퍼런 칼날이었다.
-본문
혹자는 이야기할 것이다.
DNA검사를 하면 쉬이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 말이다. 하지만 때는 1980년대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던 때가 1986년부터였으니 그 당시의 유전자 감식도 우리나라의 기술로 할 수 없던 당시를 떠올리면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이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과학적인 기술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혈액형
검사가 전부였으나 이마저도 두 가문 모두 일치하던 상황 속에서 이 아이의 존재는 점차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가족간의 정겨움이 있던
비트랄가와 파리의 권력자 집안이었던 카트릴 가의 대립은 법정에서도 계속되게 되는데 자신의 핏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던 카트릴가의
계획은 오히려 그들 스스로를 수렁에 빠져들게 되고 아이의 손에 걸려있던 작은 팔찌가 운명의 노가 되어 아이는 비트랄가의 아이로 자라나게
된다.
말도 안돼!
비행기 추락 사고 기사가
실린 1980년 12월
23일 자 신문 1면에 병원 앞에서 소방관 품에 안겨있는 석 달 된 릴리의 사진과
아름답게 웃고 있는 18세의 릴리 사진이 함께 실리는 게 가능한 일인가?
이틀 전 1998년 10월 2일
마지막으로 보았던 릴리의 모습이 어떻게 여기에? . -본문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당신의 손 안에 달려있다. 과연 릴리는 누구일지,
소녀는 아직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