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마크 해스켈 스미스 지음, 남명성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제목을 보자마자 얼마 전 보았던 영화 “그녀”가 떠올랐었다. 컴퓨터 OS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에 대해 그리고 있던 영화를 보면서 실존하지는 않는 대상을 상대로 하여 사랑을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을 갖고 보았지만 영화가 마치게 되었을 때 어느 샌가 그 영화 속 주인공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이 책 제목인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인 ‘밥’을 마주하기도 전에 나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안고서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평범한 하루, 아니 무언가 뒤틀어졌지만 흔히들 마주할 수 있는 남녀의 이별이 모든 세계를 변모시키게 된다. 그 동안 함께하고 있었던 밥에게 모라가 더 이상은 아무런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그들 사이에 이어져 있던 연인이라는 끈이 사라지고 있었고 그와는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또 다른 한편에서는 밥의 운명이 될 여인이 아마도의 몸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사건은 그렇게 발생된다. 하나의 이별과 하나의 살인사건. 그리고 떨어져 나간 아마도의 팔. 이 모든 이야기가 어우러지게 되는데 그야말로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며 엮여 나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도 든다.

이렇게 해서 밥은 모든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아마도, 노르베르트, 에스테반, 그리고 마틴. 밥은 그들의 이름은 알게 되어 기분이 나아졌지만, 그들이 진짜 이름을 알려준 건지 아니면 그가 경찰서에 갔을 때 엉뚱한 정보를 넘겨주도록 일종의 가명을 말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만일 진짜 이름이라면 그가 경찰에게 그들 이름을 넘기지 못하도록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밥은 기분이 더 나빠졌다. –본문

아마도의 팔을 검시관에게 배달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밥’은 자신의 이별을 곱씹어 볼 여유도 없이 에스테반의 일가에 납치되고 아마도의 사고를 무마시키기 위해 누군가의 팔이 필요했던 에스테반과 그의 일당들은 밥의 팔을 노리고 있지만 아마도와는 너무도 피부색과 골격이 그의 생명을 부지하게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현재는 갱단에서 에스테반의 부하로 자리하고 있지만 한때는 변호사 준비를 할 만큼 영특했던 마틴의 영향이 지대했으나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마틴에게 일순간의 모욕을 준 밥은 또 다시 사고 위험에 빠지게 된다.

어찌되었건 단순히 하자면 아마도는 자신의 팔이 아닌 타인의 팔이 필요했고 그 팔을 배달해야 하는 밥은 아마도의 팔에 그려진 펠리시아에 사랑에 빠진 상태이며 그녀를 만나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에스테반의 일당과 함께 로베르트로 활동하게 되고 이 모두를 쫓고 있는 형사 돈은 밥의 전 여자친구였던 모라를 본 순간 한눈에 반하게 된다.

“왜 울어요?”
밥은 눈물을 억누르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
당신이 진짜로 존재해서요.”
감동의 물결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녀는 밥 옆에 무릎을 꿇고, 양팔로 그를 안았다. 밥도 응답하며 그녀를 꼭 안았다.
펠리시아는 목에서 그의 뜨겁고 달콤한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있었다. –본문

모든 것들이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유기적으로 잘 짜맞춰져 딱딱 떨어지기에 하나하나의 조각을 맞춰가는 재미도 쏠쏠하거니와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달달한 느낌의 로맨스를 생각했다면 이 책 안에는 로맨스를 뛰어넘는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그득히 담겨 있다.

과연 또 다른 팔은 누구의 것이며 그 팔의 존재로 인해 이 모두는 어떻게 변모될 것인지. 무엇보다도 밥과 모라의 이별에서부터 시작되었던 이 일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얼마나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지는 당신의 손 안에 달려 있다.

문신 속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불가능 하다며 혀를 쯧쯧 차고 있다면 바로 이 책을 펼쳐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밥과 모라가 경험하게 될 세상은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아니 그들의 헤어지기 전까지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세상이었으며 그렇게 슬픈 이야기마저도 시원하며 유쾌한 칵테일처럼 당신에게 선사될 것이니,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책을 펼치기 바라는 바이다.

 

아르's 추천목록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이사카 코타로저

독서 기간 : 2014.07.28~07.30

​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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