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새 하얀 뭉게구름이 떠오른 풍경을 앞에 두고서 맥주를 한껏 들어 바다와 건배를 하는 모습의 한 청년은 아마도 이 책을 통해서 나에게도 이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의 짜릿함을 나에게도 전해주려 하고 있다.  

 

 모리사와의 좌충우돌 가득한 이야기들은 ''하는 소리를 내게 만들기도 하지만 모험심 가득한 것만으로 때로는 충동적인 결정만으로 떠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부러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엉뚱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허덕이는 모습들을 보면서도 또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것이 아마도 모리사와 아키오의 매력인 듯 하다. 

 

 책이 전반적인 느낌이 휴가같은 느낌이다. 단 며칠이기는 하지만 이전의 내가 있었던 공간이나 환경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 떨어져 홀로 지내고 있는 듯한 느낌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그 어떠한 부담감도 없이 그저 청량함만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임팩트가 있거나 반전이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휴가와 같이 쉬어갈 수 있는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라 읽는 동안에도 편안하게 읽어내려갔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 아침.
 
이불 속에서 누을 뜨니 활짝 열린 창문을 통해 꽃향기가 녹아 있는 듯 달콤한 봄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명백한 의지를 가지고 늦잠 꾸러기 나를 야외로 끌어내려 했다. 얼마 동안 '바람'과 이불' 나를 서로 끌어당기며 실랑이 했다.
 
승리의 여신은 '바람'에게 미소를 지었다.
 
일어나 전화를 건다.
 "
미안한데 오늘도 대리출석 좀 부탁해. (중략) 

 목적지는 보소 반도의 깊은 산속. 나는 스로틀을 기세 좋게 당기며 봄바람 속으로 뛰어들었다. - 본문 

 

 이와이 요시야스와 함께 급류를 타기 위해 시작된 여행에서부터 이 이야기들이 범상치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가의 주민이었던 후사모토씨가 이야기 한대로 이 강가에는 폭포 등의 위험한 요소들은 없다고 했지만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것은 엄청난 폭포의 기운이었다. 온 힘을 다해서 노를 저어 육지로 올라오긴 했으나 그들이 마주한 폭포의 위력은 고작 1m 남짓의 것이었으니. 그들에게는 온힘이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겠지만 읽는 나로서는 그들의 이 어이없는 몸짓들마저 유쾌하게 느껴졌다. 

 

 큰 마음을 먹고 구매한 멀티플라이어에 마루짱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서 어느 날 갑자기 떠난 모리사와의 뒷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통쾌함이 밀려들었다. 그래, 대출이라는 것을 저렇게 써야했어! 라는 때 늦은 반성과 함께 이번에는 그의 힘찬 여행이 어떻게 될까, 라는 호기심도 잠시, 그의 여행은 희한하게도 결의에 찬 발걸음들이 늘 시트콤으로 마무리되며 그 나름의 매력들을 선사하고 있다. 

 

 갑자기 마주한 103세의 할머니도 그렇고 노천탕을 만든다며 이미 한 번의 실패를 맛본 그가 친구는 물론, 동생과 동생 친구까지 합세하여 이전과는 다른 비주얼로 성공의 쾌감을 맛보려 하는 순간 던져진 입욕제때문에 다시 실패를 거머줘야 했던 그의 이야기들은 한 사람의 인생의 여행에서 어쩜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 것인지 신기하기까지한 느낌이다. 

 

 어찌되었건 이 이야기들의 곁에 항상 등장하는 맥주는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맴돌게 하는데 휴가를 떠나 이 책과 함께 맥주 한잔 들이키면 더 할나위 없을 시간이 될 것 같다. 아쉽지만 나는 휴가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버렸지만, 휴가를 떠나 그처럼 맥주 한잔으로 그 모든 것들을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다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살짝 빈틈이 있지만 즐거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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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간 : 2014.07.2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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