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당신은 조금 울었다.
한낮의 당신은 당당하고 친절하며 이미 꽤 많은 것들을 이루어 낸 ‘괜찮은 여자’다. 그러나 밤이 되면 ‘또 다른 여자’가 고개를 내민다. 지금 나는 완전히 잘못 살고 있다고 무서운 자책과 아무도 이런 사정을 알지 못할 것이라는 고립감이 밀려온다. –본문
사람이기에 언제나 좋을 수 많은 없지만 늘 좋은 듯 웃고만 있다 보면 내가 하고 싶지 않았던 것들마저도 하게 되고 원치 않는 상황 속에 섞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게 아니야, 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 모든 것이 또 잘못될까 덮고 덮어버리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 속에서 켜켜이 묵직한 것들이 쌓이는 기분이다.
내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제어되기 보다는 주변 상황에 의해서 맞춰가야 하는 나날들이 계속되다 보면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상념에 빠지게 된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저 담아두고 담아두다 보면 갑자기 다른 곳에서 ‘펑’하고 터지고 마는 시한 폭탄이나 다름 없는데 남자들보다도 여자들이 이러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과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답이 이 안에 담겨 있다.
여자가 우울해지는 이유는 호르몬이나 유전자 혹은 여자 특유의 성형 탓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는 불화가 더 큰 원인이 된다. –본문
남자들보다도 여자들이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것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변 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더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만약 거절하면 상대가 상처받겠지’ 혹은 ‘거절하게 된다면 관계가 어색해지겠지’ 등의 이유로 자신이 원하는 길이 아닌 그 주위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행동하기에 겉으로는 웃고 있으나 속으로는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다.
우울은 우리가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침묵해왔다는 신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일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지나치게 순종적으로 다른 이의 상황에 자신을 끼워 맞추며 무리한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본인을 존중하지 않으며 살았다는 신호다. –본문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너무나도 나와 비슷한 이 글 속의 주인공을 보면서 모두를 위해서 좋은 것이 좋은 거겠지, 라고 지내왔던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독이 되었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타인의 손에 의해 조정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근본은 내 스스로가 그러한 길을 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타인이 아닌 내가 우선이 되어야 오롯이 내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을, 이전에는 매번 그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지냈던 나에게 조금씩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