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호기심
존 헨드릭스 지음, 이지연 옮김 / 레디셋고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인가 너무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더 이상 물음이 없다는 것은 내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안다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역으로는 그 이상의 것에 대한 관심이 없다거나 혹은 호기심이 없다는 반증이기에 오늘도 어제와 같이 당연하게만 바라보고 있는 나를 마주하며 나는 지금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물론 어렸을 때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물음표를 가졌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하는 질문이 종 잡을 수 없이,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뜬금없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때론 그러한 물음은 어른은 할 수 없는 생각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래서 동심을 안고 있는 아이들의 눈은 더 정확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존 헨드릭스는 그야말로 호기심하나로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무모해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필요 없다 생각되는 것에 대해서 그는 왜? 라는 물음과 존재하지 않는 그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를 넘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라 고백하고 있다.

 아내에게 다큐멘터리만을 모아서 방영해주는 채널에 대해 넌지시 던졌던 그 물음에 대해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 그 시작에 힘을 입어 그는 이 어마어마한 일들을 벌이게 되는데 이 한 순간의 장면 때문에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그가 지내온 나날들을 마주하다 보면 그는 늘, 언제나 호기심을 안고 있었으며 그 호기심이 엉뚱한 것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계속해서 그 안의 물음표를 안고 지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유색인과 백인이 사용해야 하는 식수대가 구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여섯 살의 나이였던 그는 유색인들이 사용하는 식수대에서 체리맛이 나는 물이 나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하니, 그의 호기심은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들이었다.  

 때로 호기심이 나를 압도하는 경우에 관해서는 이미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정말이지 의욕이 불타올랐다. 이 주제에 관해서 출판물을 통한 정보를 찾지 못한 나는 전화번호를 샅샅이 뒤져 우리 지역의 CBS 가맹 방송국인 WHNT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내 전화를 받은 사람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후에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자는 내 아이디어가 너무 웃긴 모양이었다. “우리는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웃음을 터트렸고 나는 전화를 끊어야만 했다. –본문

 나 역시도 다큐멘터리를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프로그램 방영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알람을 맞춰 놓으면서까지 놓치지 않고 보려 하고 있으나 실제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다큐멘터리를 더 틀어주세요, 라고 요청을 한다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노력은 전혀 해 본적이 없다. 그저 그 곳에서 틀어주는 것들을 당연히 받아들일 뿐이었으나 저자는 방송국에 직접 전화를 걸었고, 만약 전화를 걸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는 그 담당자로부터 웃음을 듣고 전화를 끊는 순간, 이것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해 나가야 하는 것임을 인지하게 되고 자연스레 그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발 한 발을 내딛고 있다.

 그가 믿고 있는 것은 바로 25퍼센트의 사람들은 과학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으며 불확실을 안고 있기는 하나 4명 중 한 명은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 이야기는 훗날 그에게 엄청난 산업을 창조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이제 여러분도 알 것이다. 나는 호기심이 생겼고, 일찌감치 교육매체로서의 텔레비전에 매료되었으며, 대학 시절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듀서나 유통업체는 접해 보았다. 동시대에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사람도 분명 있을 테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내 머릿속에서는 그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갔고,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전략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침내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맞아 들어가게 되었을 때 나는 그 전략을 가지고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본문

 이미 20여년 전에 그는 채널이 아니라 메뉴로 텔레비전의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사회에 제출하며 그 이후 이 의견이 제출된 지 1년 만인 1992년 소비자 자체 채널에서 최대 1주일까지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든 볼 수 있게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의 계속된 행보는 오프라 윈프리와 함께 하는 것을 넘어 수 십억 달러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그가 품고 있던 물음표 하나였다는 것에서 읽는 내내 고개를 주억 거리며 하나의 신념이 이토록 위대한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저 당연하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들에 대해서 물음표를 떠올리고 그 물음표를 그저 그 상태로 두는 것이 아닌 느낌표로 바꾸기 위해 달리다 보면 그와 같이 엄청난 기업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할지라도 최소한 지금의 모습 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앞으로 무엇을 보든 당연하다가 아닌 라는 생각을 해봐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사이먼 사이넥저

 

 

 

독서 기간 : 2014.07.16~07.1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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