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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홍수 - 황금의 지배자
에드윈 르페브르 지음, 박성준.김희균 옮김 / 레디셋고 / 2013년 4월
평점 :

금의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 금 가격 상승이 과연 경제 전반에 걸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라는 막연한 궁금증을 안고 있을 즈음 <금의 홍수>라는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1905년도에 집필된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과연 이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 현재의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에 부합될 수 있을까, 라는 반신반의로 읽어 내려가다 보면 한 젊은 청년의 손에 이끌려 그 동안 마주했던 딱딱한 경제가 아닌 경제라는 이름 안에 있는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월 스트리트의 메인 은행 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내셔널 은행에 20대의 젊은 청년인 그린넬이 등장하게 된다. 당시 금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공인하는 금 예치소에 금을 맡기고 나서 받는 증권을 은행에 제시하게 되는데 당시 10만 달러를 예치하러 온 그를 보면서 은행장인 도슨은 그를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주 목요일. 다시 그린넬은 예치소에서 발행 받은 15만 달러의 창고 증권을 제시하고 그렇게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이전에 맡겼던 금액의 50%를 할증한 금액을 맡기러 등장하는 그가 도슨은 환영의 눈빛에서 탐탁지 않는 눈길로 변모하다 못해 의심의 눈초리로 그에 대해 하나 둘씩 알아보게 된다.
“청년은 대체 어디서 금을 획득하는 건가요? 당신의 이런 행동이 경제 전체를 교란할 수 있다는사실을 알고 계시오?” (중략)
“만약 당신이 한꺼번에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기라도 하면 은행은 당장 현금을 조달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주식에서 재미를 보던 선량한 부자들은 하루 아침에 거지가 될 수도 있어요.” –본문
보통 엄청난 돈을 자신의 은행에 맡긴다면 대게 환영의 의사를 표할 것이라 생각되나 은행장인 도슨은 그린넬에 대한 반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도슨의 이야기 중 “선량한 부자들”란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당시 채권의 이자는 금의 가치와 연동이 되어 있기에 그린넬이 이토록 계속해서 시장에 금을 내놓는다면 금 가격은 하락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채권의 이자 역시도 점점 더 낮아질 것이라는 계산하에 도슨은 서민 경제를 생각하는 듯 그린넬에게 경고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본인은 물론 자신의 친구인 멜런의 채권이 하락 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것을 보게 되면서 경제라는 틀을 손에 쥐고 있는 그들의 심리상태 역시도 함께 대면하게 된다.
채권이 왜 이렇게까지 싸졌는지 그 까닭도 모르면서, 그들이 채권을 사들이도록 홀릴 때까지,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채권 투기꾼들은 예전에 사 두었던 채권들을 어쩔 수 없다는 듯 내다 팔았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불확실성만을 더 가중시켰다. 일부는 팔고 또 일부는 사면서, 보통 때 같으면 느리고 조용히 움직였을 우량 주식들이 마치 조작된 것처럼 요동쳤다. –본문
이렇듯 그린넬의 행보가 점차 퍼지게 되면서 부자들은 자신들의 손에 쥐고 있을 채권 가격의 하락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채권을 매각하게 되고 채권 매각이 계속되면 될수록 하락하는 채권 가격에 일반인들은 그 채권을 다시 사들이게 된다.
마지막 이 시나리오는 그야말로 속고 속이는 경제의 큰 틀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안에서 금과 채권, 주식이 어떻게 연계되어 나타나는 것인지는 물론 그 혼돈의 순간 속에서 탐욕에 눈이 먼 자들이 마주하는 것은 패망이라는 것을 다시금 주지시키고 있다.
100여년 전의 고전과도 같이 이 책이 현재의 경제 시장을 고스란히 관통해 알려주고 있다니. 그저 짧은 소설 속에서 이전에는 미쳐 인지하지 못한 기본적인 경제의 흐름을 배우며 그 동안은 생각지도 못했던 상관관계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
『돈이 자라는 곳 그리고 거품의 본질』 / 가렛 가렛트저
독서 기간 : 2014.07.01~07.02
by 아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