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낭자열전 2 - 진영낭자전 조선 낭자열전 2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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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조선낭자열전1>을 보고 바로 보게 된 <조선낭자열전2>. 사실 제목만 봐서는 연작인 줄 알았는데 1권과 2권은 각기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1권이 은호낭자전’ 2권이 진영낭자전이란 부제를 띄고 있는데 오히려 부제를 제목으로 하고 조선낭자열전을 부제로 해도 괜찮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둘 간의 연계관계가 없으니 구태여 1 / 2권이 아니어도 됐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2권의 내용이 더 좋았던 터라 일반적으로 1권과 2권이 있다면 2권부터 읽는 이들은 없을 테니, 1낭자별 시리즈로 발간되는 것이 각각의 시리즈를 취향대로 읽어볼 수 있게 하는 선택의 폭은 넓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되었건 진영낭자전은 이전의 1권보다도 훨씬 빨리 읽어 내려갔는데 이 소설 속의 주인공 진영은 큰 아버지의 재산에 눈이 멀어 진영의 사촌이자 큰아버지의 딸 오민영을 자신의 부모가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녀는 현재 송화사에 은혜스님과 함께 불공을 드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갑작스레 등장한 윤성현이라는 남자는 진영 낭자의 부모인 오대감 내외에 진영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었으니 이제 그 대가로 자신과 혼인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출가를 꿈꾸고 있던 진영에게 갑작스레 들이닥친 이 상황은 그녀로 하여금 다시 속세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고 있었고 오로지 자신을 돈으로만 바로 보고 있는 성현과의 혼례를 뒤집는 것은 물론 자신의 부모를 만나기 위해서 한걸음씩 어두운 세상으로의 발걸음을 떼고 있다.

 "그것이 어찌 다순히 향갑이기만 하겠니? 네가 속세에 두고 온 미련이요, 네가 떨치지 못한 인연의 뿌리인 것을...... 그러니, 더는 고집을 부리지 말고 처사님을 따라가거라. 네가 그 향갑들과 속세의 남은 인연을 모두 정리하고 온다면, 그때는 내가 직접 너의 머리를 밀어줄 것이야." -본문

 다시 불가로의 귀의를 꿈꾸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진영과 그녀를 속세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 나름의 고군분투를 하는, 그야말로 동상이몽을 꿈꾸는 그들은 파란한 날들을 마주하게 된다.

 진영의 부모가 귀향가기 전의 마지막까지도 마주하게 되고 이 모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는 동안 예정에도 없던 정한군을 마주하게 되면서 정한군 - 진영낭자 - 윤성현은 삼각구도로 접어들게 된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해를 품은 달의 양명군과 연우낭자와 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는데 이 달달한 구도는 정한군과 윤성현에게 있어서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되어가고 있지만 독자에게는 그 골이 깊어질 수록 애틋해지며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게 하고 있었다.

 현무군 윤이 종친이라는 신분이 주는 억압감을 벗어나고자 한량으로 산 것에 비해, 전항군 명은 혹시 임금에게 위협이 될지도 모를 자신을 낮추기 위해 부러 호색한으로 살고 있음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마음에 답할 수 없었다. 선한 형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을 내어 줄수도 없었다. 정한군의 어머니인 부부인 민씨는 한다하는 권문세족 일문의 여인이었다. -본문

 그렇게 그들 나름의 애정에 대한 화살표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대한 문제 만큼이나 윤성현이 안고 있는 과거의 이야기들도 이목을 끌게 된다. 그저 한량으로만 보이던 그가 안고 있는 아픈 사연을 마주하게 되며 그에 대한 연민이 피어나게 된다. 특히나 모두가 오근우 대감의 재산에만 탐을 내며 그 집 마당에 취객으로 욕망의 향을 피우고 있을 때 그는 진심으로 오대감을 간병해주고 있었고 그 순간의 찰나가 진영과 윤성현의 끈을 이어주는 단초가 되고 있었다.

 윤씨 가문에 있던 공동의 그들의 재산들에 대해서 권문세족들은 모두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여념 없을 때, 진영과 윤성현은 그 모두를 대항하며 비망록을 찾아내고 그 비망록을 어떻게 발휘하게 되는지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한방의 역전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야...... 내가 당신을 연모하니까. 나한테 찻물을 끼얹고, 박치기를 하고, 다른 사내와 시시덕거리며 내 애간장을 모두 태운 당신이라는 여자를 간절히 원하니까. 밤이 되면 당신과 한 베개를 베고, 아침이 되면 가장 먼저 당신의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본문

 달달한 로맨스이기는 하나 그 이면에 안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저 달달함에만 빠져드는 것이 아닌 인간적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1권의 이야기보다는 2권의 이야기가 훨씬 가슴 속에 다가오게 되는 것도 아마 그러한 아픔을 안고 있는 이들이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권 이후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으나 이것이 완결작이라고 한다. 이 시리즈는 마지막이기는 하나, 그 뒤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될 지 저자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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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1 / 정은궐저 


 

 

독서 기간 : 2014.05.2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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