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낭자열전 1 - 은호낭자전 조선 낭자열전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토록 서로에게 간절했던 이유는 서로를 갈망해서는 안 되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원수의 가문이라는 점에서도 톡톡한 한 몫을 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것이 남녀의 마음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지만 그럴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그들의 아련한 사람에 빠져들게 되며 그것이 마치 나의 것 인 냥 함께 아파하며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든 이뤄지길 바라며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되는 것이다.

  처녀단자에 있어 특정 집안의 규수들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세력과 그러한 규수들을 제거하면 자신의 아우들을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칼을 들게 된 감무현은 은호 낭자의 방안에 들어서게 된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무현 앞에서 은호는 살려 달라는 외침 대신 자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을 올리게 되는데, 열녀로서의 삶 이외에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한 여인과 그러한 양반들의 같잖은 풍습 놀이에 회의감을 반감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와의 인연을 그렇게 시작되게 된다.

 처음으로 은호가 평정을 잃고 소리쳤다. 반가 여인들의 부덕한 소행이 기록되는 자녀안에 이름이 오르느니 차라리 사지가 찢겨 죽는 편이 나았다. 자녀안은 부덕한 여인 그 당사자만이 아니라 집안에도 끔찍한 낙인이나 다름없었다. 자녀안에 이름을 올린 여인을 둔 가문은 그 자손들의 과거응시나 임관 조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

 악연이라면 악연인 이들의 인연은 칼을 겨누고 있던 그 순간에서부터 좁은 가마에서까지 이어지며 이 짧은 순간들의 중첩은 젊은 남녀의 마음에 조금씩 서로의 자리를 만들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은호는 진철 도령과의 혼사가 오가는 상태였으며 그 혼사의 비밀이 점점 드러나게 될수록 무현은 그녀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만이 간절해진다.

 내가 네게서 그 양반이라는 허울 좋은 껍질을 벗겨내고 말 테니까. 양반댁 규수도, 양반댁 며느리도 아닌 그저 태어난 계집 그대로인 채로 너를 빼앗고 말 테니까.”
 
그것이 양반이라는 계급에 대한 증오이건, 어리석고 멍청한 양반 규수에 대한 우롱이건, 혹은 사내로서의 제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여인에 대한 집착이건, 다시는 포기하고 놓쳐버리고 싶지 않은 새로운 연모 감정이건, 무현은 이제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본문

  서로에 대한 마음은 있으나 이미 어그러진 인연을 끈을 바로 잡기 위해서 무현과 서경은 머리를 맞대고 은호를 되찾기 위한 계획들을 감행하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도 나중에서야 , 이것이 계획이었구나를 알게 되면서 나 역시도 깜빡 속아 그들의 무풍행진을 함께하며 가슴을 졸이기도 하고 또 설렘을 안고 보기도 했다.

저는 오래 살 것입니다. 사는 동안 내내 당신이 지은 죄를, 내가 지은 죄를 반성하며, 갚으며 그리 살 것입니다. 질기게 살아남을 것입니다. 내 아이가 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제 아이를 낳아, 나의 증손들이 나와 당신의 주름살을 만지며, 흰머리를 뜯어가며 재롱을 부릴 때까지 질기게 살아남을 것입니다. –본문

 굽이 굽이 진 계곡을 넘어 한 마리의 나비가 자리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계획이기도 했거니와 때론 진철 도령에서는 더 없는 아픔을 전해주는 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의 장면에서 은호와 무현이 함께 웃고 있는 것에서, 지금의 더 없는 행복을 되려 두려워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언제까지나 그들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하길 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덮어본다

 

아르's 추천목록

 

해를 품은 달 1 / 정은궐저

 

  

 

독서 기간 : 2014.05.18~05.1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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