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0. 헨리 지음, 폴드랑.강하나 옮김.그림, 안경숙 채색 / 작가와비평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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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마지막 잎새>를 본 기억은 난다. 그것이 애니메이션이었는지 책이었는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말이다.


병에 걸려 아픈 소녀에게 마지막 희망이었던 잎새를 남기기 위해 누군가 새벽에 나무에 오르고 그 곳에 아스라히 사라질 듯 하지만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낙엽을 남겨 놓았다.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낙엽을 보면서 그 소녀는 희망을 안고 다시금 일어났다는 이야기로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던 이 이야기를 왠지 모르게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미로 같은 좁은 골목이 가득한 작은 마을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이유인 즉 슨 이 미로와 같은 골목골목이 가난한 화가들에게 방패막이 되어 주어 그들에게 돈을 받으러 오는 수금인 들로부터 지켜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수우와 존시도 있었다.

 

 따스한 5월이 지나 11월로 넘어가는 그 문턱에, 이 그리니치 마을에는 낯선 이방인이 등장한다. 그저 낯선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앗아가는 '폐렴'이 돌기 시작하였는데 이 화마는 평온하게 지내고 있던 수우와 존시에게도 들이닥치게 된다.

  

 차갑고 낯선 이 이방인을 의사들은 '폐렴'이라고 불렀다. 이방인은 너무도 냉정했다. 작고 가난한 예술가 마을 곳곳을 어슬렁거리며 그 얼음장 같은 차가운 손가락으로 사람들을 더듬었다.

 파괴자였다. -본문

 

수우와 존시가 살고 있는 주택에 베어먼도 함께 살고 있다. 그 역시도 예술가의 꿈을 꾸고는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술 속에 빠져만 살고 있으며 화가가 아닌 화가들의 모델이 되어 주면서 술 한 병으로 그의 오늘을 다시금 연맹하고 있다.

 

 언젠가는 걸작을 그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였지만 정작 단 한 번도 그런 일에 붓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난 수십년 동안 그가 그린 그림이라고는 싸구려 상업용 도안이나 광고용 그림들이 전부였다.
 
무엇하나 제대로 그려본 적 없는 지독한 예술의 낙오자인 그였다. -본문

 

 예술가로서 그는 낙오자일지는 모르나 수우와 존시에게 베어먼은 다시금 삶을 살게 해준 생명의 은인이었다. 폐렴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포기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그가 남기고 간 마지막 잎새는 그녀들에게 뿐만 아니라 나의 기억 속에 있던 아련함까지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면서 뭉클함을 전해주고 있었는데 그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고 부탁한 것도 아니었지만 베어먼은 그 언젠가 걸작을 그리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이렇게 지킨 것이었다

 

 어릴 때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마지막 잎새 속에 남아 있는 이 아련함에 대해서, 왜 이 모든 이들이 마지막 잎새처럼 함께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 순식간에 읽어낸 후 한참을 멍하니만 있었던 것 같다.

 

 

독서 기간 : 2014.04.04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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