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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밤 운동을 마치고 퇴근을 하면서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스물 아홉 살 때만 해도 친구들의 청첩장만 받아도 괜히 눈물이 핑 도는 것이, 과연 나는 결혼을 언제나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들로 스스로를 옥죄어왔다면 서른이 넘고 나서는 주변인들이 종종거릴지 언정, 본인 스스로는 너무도 태평하면서도 이전과는 다른 여유를 만끽하고 있기에 결혼에 대해 대체 왜 그렇게 오매불망 하고 있었나, 라며 피식 웃기도 하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기에 사실 이런 종류의 책들도 구태여 찾아볼 생각들을 못하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스물아홉을 잘 ‘견디고’나면 2~3년 다시 ‘자유로운’ 시기를 지내게 된다. 한바탕 결혼이라는 소동을 목격하고 나서 주변이 잠잠해지는 시기다. 이때가 여성의 절정기다. 사회적으로, 육체적으로, 외모적으로 절정의 시기인 듯하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중요한 시기가 온다. 바로 서른 넷, 이때 또 상당수의 여성들이 결혼 대열에 들어선다. –본문
아직까지 내가 왜 그토록 결혼이라는 것에 목을 매었던 것일까, 라는 확고한 답은 물론이거니와 결혼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향후 2~3년 후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이 분야 관련한 책들에 대해서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마주한 <결혼에도 전략이 필요해>를 마주하면서 내가 지금 이런 모습이었단 말이야? 라며 흐물흐물 녹아 내려가는 봄날의 눈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서른이 넘은, 그것도 결혼하지 못한 여자들에 대한 적나라한 즉시 때문에 오랜만의 금요일 밤의 안락이 서글프게만 느껴졌다.

남자의 나이는 들수록 가치가 올라가지만 여자의 나이는 들수록 내려간다고 한다. 이 말인즉슨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함.부.로, ‘괜찮은’남자를 탐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인데 35살인 남자와 39살인 남자, 44살, 49살의 남자들 모두 그들과 4~5살 차이 나는 여자를 찾는 것이 아닌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여성들을 찾고 있기에 그 이상의 나이를 갖고 있는 이른바 골드미스들에게는 선택권이 한정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결혼 적령기에 놓아져 있는 여자들은 지금 당장, 결혼에 도달 할 수 있게 남자로부터 프로포즈를 이끌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주장하고 있다.
특히나 남자들의 경우에는 결혼에 대해서 막연함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그저 결혼하자, 라는 이야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결혼 후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거나 결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나와의 결혼에 대해 생각 조차가 없는 것이 아니기에 결혼을 위해서 여자가 계속해서 남자를 끌고 가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남자는 어리다. 당신과 남자의 나이가 같다고 치자. 이때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수준은 당신이 남자보다 다섯 살 이상(나의 생각으로는 열 살 이상) 어른이다. 요즘엔 서른 살 즈음이 되어야 비로소 여자들이 결혼을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서른 살 즈음의 남자들은 결혼을 생각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남자 집에서 재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본문
180 cm 이상의 남자만을 찾거나 대머리인 남자들을 제외하고 바라보는 것, 그것이야 말로 여자들 스스로 자신들이 꿈꾸는 자상하고 이상적인 남자들을 쳐내버리는 요소 중 하나라 조언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서른의 즈음에 있는 여성들이라면 외모가 주는 것들에 대해서는 별 다른 고민하지 말고 내면의 성품과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더욱 세심히 바라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그러니 찾아가라. 젊었을 때는 남자가 여자를 사냥한다. 그것이 인류 역사 이래로 남자의 본능이라고들 말한다. 그런 수컷 냄새 풀풀 풍기는 남자들의 사냥놀이를 당신은 지금까지 비웃어 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여자가 남자를 사냥해야 한다. –본문
그야말로 그들이 겪어온 살아있는 역사요 증거들을 모아 이 책 안에 담아 놓은 것들이라고 하는데 왜 나는 읽으면 읽을수록 현재의 내가 서글퍼 지는 지 모르겠다. 언젠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할 날들이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그냥 내가 원하는 대로, 결혼에 대해서도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맞겠거니, 라는 독불장군의 심정으로 모두가 이게 답이야! 라며 이야기를 해도 나만은 다를 수 있어! 라며 청개구리마냥 뛰어가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