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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
박범신 지음 / 열림원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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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문들이 넘쳐나는 SNS에 매료되는 것은 실시간으로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있다는 그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길지 않기에 호흡 또한 길지 않아 금새 읽어 내려갈 수 있고 그 반대급부마저도 별 다른 부담 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 SNS의 매력일텐데 그 매력이 가득한 문장들을 박범신 선생은 이 책 안에 그 내용들을 한데 모아 그 따스함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화려하고 단번에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지만 둘러보면 눈에 보이는 소소한 것들이 때론 우리에게 잔잔한 미소를 전해주곤 한다. 영롱한 빛을 띄는 것들이 아니라 눈에 금새 띄는 것은 아니더라도 늘 곁에 있으며 편안함을 주는 것들에 대해서 저자는 그러한 것들을 문장으로 끄집어 내어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으며 그를 통해 전해지는 문장들은 차분하면서도 그 안에서 은은함이 풍겨져 나오는 듯 하다.
누군가에게 쉼터가 될 수 있을 그럴 문장들을 전해준다는 것이 소박한 바람일지는 모르지만 그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고된 일이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기에 어쩜 이러한 문장들을 꺼내어 놓을 수 있는 것인지,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고개만 주억거리며 그를 통해 나온 문장들에 한 없이 매료되어 정신 없이 읽어 내려갔다.

관계에서 <끝>이라고 쓰는 것이 가장 무섭다며 마침표는 문장을 삶이나 사랑에 사용하지 말라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괜시리 먹먹해지는 느낌이다. 띠지에 있던 이 짧은 문장에 매혹되어 무조건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는 매 페이지 마다 어쩜 이러한 울림을 전해주는 것인지. 그가 이 한 줄의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원고지 위에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 꾹꾹 눌러 담았을 진심을 생각 하다 보면 잔잔한 듯 하지만 그의 문장은 나로 하여금 그를 향해 더욱더 내달리게 만들고 있었다. 사랑과 삶에 마침표를 사용하지 말라는 그의 조언은 아마도 살아 가는 동안에 내 안에 계속해서 남게 될 명령이 될 것 같다.
그의 주변에 있는 것들에서부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점들까지 빠트리지 않고 그 안의 상념을 털어놓는 것들에 보면서 그저 막연하게, 다른 이들의 일 인냥 외면하고 있던 내 모습이 떠올라 고개가 절로 떨어지게 된다. 무관심은 세상에 던질 수 있는 출사표가 아닌 세상을 등지고 더욱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나는 무관심으로 일관된 자세만을 취하고 있었으니, 그나마라도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나를 다독여 본다.
단상의 글들이기에 생각보다 빠르게 읽어내려 갈 수 있으나 그 안에서 풍겨지는 이야기들은 그 어떠한 글보다도 짧지 않다. 긴 울림을 주는 것들이기에 먹고 나서 텁텁함만 남기는 강렬함만 남기는 것이 아닌 입안에 잔잔히 향을 남기고 목울대를 넘어가는 따스한 차와 같은 느낌이기에 오래도록 같이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사색의 향기 문화원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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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간 : 2014.03.21~03.22
by 아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