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 피나코테크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1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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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독일에 있다는 '알테 피나코테크'를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 일년에 한번 겨우 미술관 관람을 할까 말까한 나로서는 이러한 세상이 있는 것 조차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와는 관계 없었던 그 세상의 존재에 대해서 몰랐다 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고 그렇게 지내왔었건만 어느 순간 이 모든 명작들에 모르고 지나가는 것도 억울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주어진 시간들이라면 오랜 시간을 거쳐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통해 명작이라고 일컫는 것들을 마주하고 그것을 느껴보는, 인생의 작은 사치를 누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그리하여 이 미술관의 존재도 모르고 있던 나는 이 책을 통해서나마 잠시동안 뮌헨의 알테 피나코테크를 방문했으며 그 안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책에는 작품마다 하단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연하고 있으며 다음 페이지에서는 작품 속의 중요한 포인트들을 설명해주거나 일부분을 확대하여 보여주고 있다. 안톤 판 다이크의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의 작품을 보노라면 성모마리아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하다. 붉게 충혈되어 버린 눈과 마르다 못해 검게 변해버린 입술은 십자가에 못박혀 있던 예수의 모습과 비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인데 이 그림 속 마리아를 보면서 이 당시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다.

 

이 그림은 그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걸작 중 하나다. 성모마리아는 두 팔로 예수를 지탱하며 하늘을 보고 있다. 그녀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 천사들을 보고 두려움을 떨쳐낸 그녀는 예수의 희생이 인류를 위한 일임을 자각하면서 힘을 얻는다. 사실상 판 다이크는 일종의 양극성, 즉 죽음의 고통과 구원의 위안을 표현했다. -본문

 

 

성스럽고 아름다운 신화를 다룬 그림이나 예수 탄생에 관한 작품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으나 마치 인간의 행태를 보여주는 듯한 그림들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난다. 산야의 요정이라는 실레노스는'요정'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을 모두 잠식시키는 인물인데 수염이 더부룩한 그는 술이 취한 상태로 그림 속에 자리하고 있다. 실레노스의 주변에는 모두 술에 찌듯한 모습의 사람들만이 가득하고 특히나 그의 바로 곁에는 뿔이난 이가 음흉하게 웃고 있으며 그림 속 유일하게 정면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는 여인은 이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레노스는 때로 밝은 빛을 받고 때로 갑자기 그늘에 가려지면서, 양을 밝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실레노스 주위에는 바쿠스의 무녀들, 사티로스, 우스꽝스러운 시골사람 등이 모여 있다. 사실 현명하고 예지력을 갖춘 실레노스는 디오니소스의 조언자였다. 실렝노스의 얼굴은 고대의 뚱뚱한 노인으로 그려진 소크라테스의 얼굴을 연상시킨다. -본문

수십여 작품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작품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기는 하나 화가들의 생애에 대한 내용과 작품에 대한 내용을 다 싣기에는 이 한 권으로는 부족하게 보인다. 도록과도 같은 느낌이기는 하나 조금 더 깊이 있게, 자세히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술관의 존재에 대한 인식과 존재조차 몰랐던 명작들에 대해 일깨워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이기는 하나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을 더 알아보고 싶은 바람인 듯 하다.

아르's 추천목록

『유럽 미술관 박물관 여행』 / 김지선저

 

독서 기간 : 2014.03.14~03.1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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