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랑 - 인생의 답을 찾아 세상 끝으로 떠난 일곱 현인의 마지막 이야기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강만원 옮김 / 김영사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제목만 보고서는 막연하게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긴 줄만 알았다. ‘오직, 사랑이라 외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그 사랑에 대한 갈망이나 제대로 된 방향으로의 전달을 알려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딱히 보아서는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초반에 등장하고 있다. 카톨릭 수사이기도 하고 유대교의 랍비나 철학자, 아프리카의 수피이기도 하고, 몽골에서 수정구슬을 통해 미래를 보는 무녀 등 이렇게 나열을 하고 보아도 그 어떠한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는 이들은 희한하게도 그들에게는 모두 티베트로 떠날 것을 종용하는 그 무언가의 힘을 마주하게 되며 반신반의 하면서 티베트로 떠난 이들은 한 사원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어떠한 이유로 스스로 이곳에 존재해 있는지도 모른 채 그들은 모여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으며 특별한 일 없이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찰나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기에 내일이면 떠날 것을 합의한 그날 저녁, 그들 모두는 똑같은 꿈을 꾸게 된다. 바로 불바다가 된 사원과 세상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 것이었는데, 이 꿈을 통해서 그들은 자신들이 이 곳에 왜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하여 그들이 앞으로 어떠한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 깨닫게 된다.

 현인들은 자신들이 안고 있던 세상의 진리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게 된다. 그것은 종교와 신념을 초월하여 그 누구에게도 전해 줄 수 있는 정신적 지주이자 지혜로서 앞으로 살아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줄 가르침으로 인류에게 도래할 재앙을 앞두고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결심이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도 계시의 전부를 소유한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절대자가 결코 자신의 존재 전체를 동시에 드러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멀리 나아가려면, 다시 말해 신성한 빛의 베일을 벗겨 실체를 제대로 깨달으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종교는 보편 진리를 인식하기 위해 나름대로 독창적이고 다소 생소한 방식을 가집니다. –본문

 서로 각자 다른 종교이자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종교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나 그 종교 하나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종교주의라는 것에서 벗어나 그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보편된 진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이들 모두 다른 종교를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그들 모두가 안고 있던 지혜를 하나씩 전해주고 있다.

 흔히들 인간의 욕망은 자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와 같이 매우 모방적이다. 소유한 물건이 있음에도 언제나 다른 사람이 소유한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는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장난감의 크기가 다를 뿐이다.
 
소유의 법칙에는 적당한 한계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본문

 너와 나의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고 나와 다른 종교에 대해서 배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그들이 함께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종교의 색채를 제외하고 나서도 충분히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이 되어 전해지고 있었다. 가장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것을 원하는 사람이란 말처럼, 어른이 되어도 장난감의 크기나 가격만 달라졌지 새로운 것을 소유하기만을 바라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어제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이것만 내 손에 넣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는 간절한 바람은 어느 새 내 것이 된 이후 그 바람마저 퇴색되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른 것들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보여주기 위한 욕망의 반복을 내 스스로 끊어내야만 한다, 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부드러움을 키우라. 너희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라. 부드러움의 결심은 마음의 평온과 세상의 평화이다. 절대로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말고, 모욕에 모욕으로, 분노에 분노로 대하지 말라.
 
폭력은 자신과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정당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런 때라도 분노를 적절하게 다스리며, 필요한 순간에 마음의 격동을 멈추는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분노에 사로잡히지 마라. 그것은 종종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 후회를 남긴다.  본문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싶을 대재앙 속에서 혼자 살아남은 텐진은 그가 전해 받았던 이야기들을 통해서 무엇보다 세상에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와 함께 이 모든 것들을 전수해 받았던 나티나를 찾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의 행보도 행보이지만 그 현자들이 남기고 갔던 이야기들을 곱씹으면서 이들에게 도래한 마침표가 나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기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겸허히 받아들이게 된다.

 알고 있으나 실천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보다도 못한 것을 되새기며 그들이 전해준 이야기들을 조금씩이나마 나의 삶 안에 녹여내 봐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저

 

   

 

독서 기간 : 2014.02.25~02.2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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