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퀴어 주겠어!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8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고등학생때였던가, 혼자 짝사랑하던 친구의 집에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강아지처럼 그를 매일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망상을 해본 적이 있었다. 물론 그 허무맹랑한 바람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몽상이었고 그렇게 그 짝사랑은 나의 헛된 바람과 함께 조용히 사그러들었다.

 

그러한 생각을 품었었다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십 여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이 소설을 마주하면서 이전의 생각들이 떠오르며 피식 웃음이 났다. 물론 그때의 나는 나의 오롯한 바람이다면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청아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사건이었지만 말이다.

 

오빠 친구인 진혁오빠를 보면서 청아는 자신의 20대의 목표를 정하게 된다.그 오빠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여 그와 함께 데이트를 하며 캠퍼스를 누비고 다니는 것. 그 파란하고 달달한 미래만을 꿈꾸며 열심히 달려가던 그녀는 자신의 꿈이 이뤄진 순간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불의의 사고로 완전히 다른 공간과 시간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바로 그녀가 사람이 아닌 고양이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래, 너무 놀라지 말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놀라지 않는거야. 윤청아, 넌 약하지 않아. 그래. 괜찮아.(중략
)
귓가를 울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나는 맑은 강에 비친 황망한 얼굴의 벌꿀색 고양이를 응시했다
.
턱은 브리 라인, 분홍색 뽕주댕이가 사랑스러운 고양이....... -본문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사람에서 고양이로 변모했기에 그녀는 다시금 사고를 위장하여 인간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오히려 쥐잡이용 고양이로 어느 저택으로 들어가게 되며 그로 인해 고양이로서의 제 2의 인생이 시작되게 된다.

 

"?내방도 있어?"
"
그래, 너도 인간의 모습으로 있고 싶을 때가 있을 것 아닌가. 그럴 때엔 바로 옆방에서 생활하면 된다
."
어라, 잠깐만. 그러면 인간 모습일때는 이 방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거야? ? 인간인 나랑 같이 있기 싫어서? 머리속에 떠오른 질문을 뱉을까 말까, 입을 몇 번인가 달싹 거리다 허무하게 다멀어 버렸다. 그 사이 류안은 나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몸을 돌렸다. -본문

 

청아는 '신수'라는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인간으로도, 고양이로도 변할 수 있는 그녀의 능력은 시공간을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을 신의 자손인 셀레스틴을 통해서 목걸이를 얻게 되면서 알게 되는데 그저 고양이라고만 믿고 있었던 류안 역시 그녀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쥐 잡이용 고양이로 데려온 청아가 쥐를 몰아 류안의 방으로 들이는 모습을 보며 무언가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류안의 끈질긴 관찰 덕분에 밝혀진 사실로 이로 인해서 서로 밀기만 했던 이들의 관계는 서서히 간극을 좁혀 달콤한 로맨스로 들어서게 된다.

 

그들이 함께 하는 순간 청아의 꼬여버린 인생만큼이나 류안과 청아와의 관계 사이에도 다양한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청령의 힘을 빌어 첫사랑과 똑같은 이에게 다가가려 하는 순간마다 류안은 그녀의 곁에 맴돌고 있었고 고양이가 된 순간에는 류안의 머리카락을 보며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며 그의 곁을 맴돌고만 있다. 청아가 신수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류안은 신수에 대한 내용들을 조사하며 그녀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황제에게까지 납치를 당하는 등 그들의 앞날은 파란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이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을 뿐인데, 그뿐이라기엔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더, 그보다 더 사랑해주리라
.
창문으로 햇살이 찌르고 들어왔다. 폭풍우가 몰아친 끝에 별이 든 것처럼, 모든게 맑았다. -본문

 

처음에는S극과 S극간의 만남이라 서로를 밀어내기 급급했었지만 어느새 N극과 S극처럼 서로가 함께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던 이들은, 신수인 청아는 그녀에게 주어진 영생의 삶을 포기하고 류안 곁을 지키는 것을,그리고 류안은 신수인 그녀를 살아있는 동안 지키는 것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풋풋하면서도 뭔가 색다른 느낌이기도 하거니와 잠시나마 꿈꾸기도 했던 이야기들이라 금새 읽어내려간 듯 하다. 따스한 봄날에 달콤한 판타지 로맨스를 읽으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보면 어떨까.고양이이자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이들은 없을테니 이 안에서 마음껏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아르's 추천목록

 

고양이 여행 리포트 / 아리카와 히로저

 

독서 기간 : 2014.03.01~0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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