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마주하는 만화책이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슬쩍슬쩍 봤었지만 대여점 마저 거의 사라진 요즘에는 찜질방을 가지 않는 이상은 만화책 구경하는 것도 쉽지 않은 터였기에 이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면서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왠지 시간을 거슬러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현실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이 만화책이라는 지면 위에서 숨쉬고 있다. 그 아찔하고 매혹적인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만화책의 재미가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김원준이라는 한 소년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307/pimg_749207197981624.jpg)
친구의 권유로, 그저 친구를 따라가는 것을 의의로 뒀던 오디션 장에서 치열했던 경쟁을 뚫고 그는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하게 된다. 사실 오디션 합격이라는 것보다 원준에게는 그 공간 안에서 꿈에도 그리던 은하율을 마주했다는 것이 더 중요한 사실일 게다. 자신과는 전혀 상관 없는 다른 공간에 존재할 것만 같았던, 환상 속에만 존재할 것만 같은 은하율을 마주하며 보여지는 에피소드들은 한 소년이 한 소녀를 향한 마음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307/pimg_749207197981625.jpg)
모델로서 첫 화보 사진 촬영이 있는 날, 원준은 당연히 여자모델은 은하율이 발탁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그곳에 은하율은 없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원준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곁을 지켜주었던 육미숙을 마주하게 되는데, 육미숙의 등장으로 인해 이들의 구도는 3각 혹은 4각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307/pimg_749207197981626.jpg)
원준은 은하율에게 마음이 향하고 있지만 은하율의 옆에는 다른 남자가 자리하고 있고 현재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은 육미숙이다. 어찌되었건 떨리는 첫 촬영을 넘김 그는 이를 시작으로 승승장구하며 일약 스타가 되는 것 같다. 초반의 르와르적인 장면들을 보면 말이다.
페이지만 넘기면 완벽한 외모와 완벽한 바디 라인을 가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그들을 보면서 여전히 그래도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다는 것에서, 오랜만에 학창시절의 나로 되돌아 간 듯하여 즐겁게 페이지를 넘겼다. 이런 만화책은 완결까지 쌓아놓고 한번에 읽어 내려가야 제 맛이건만 그럴 수 없다는 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꿈이 없던 그들에게 주어진 청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그려나가게 될지, 그들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