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혁명 -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제임스 샐즈먼 지음, 김정로 외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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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정수기 버튼만 누르면 언제나 물은 흘러내리고 수도꼭지를 틀면 원하는 만큼의 물을 쉬이 구할 수 있다. 물론 그 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는 하나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물 부족 국가라는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사실은 크게 와 닿지는 않았었다. 물이라는 것이 마음만 먹으면 그다지 힘을 들이지도 않고 얻을 수 있는, 이것으로 인해 생과 사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사실 그렇게 크게 생각해보지도 알지도 못했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케냐의 장미꽃은 슬프다>라는 다큐를 보면서 나에게는 원하는 때면 언제든 얻을 수 있는 물이, 권력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슬픔이자 비극이 된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비단 이 다큐멘터리 방송이 아니더라도 정수되지 못한 물을 식수로 삼는 지구 반대편의 아이들이 물로 인해서 죽음의 사투를 벌이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들은 심심치 않게 들어오곤 했었는데 이 다큐를 보면서 마시는 이라는 이 당연한 권리가 왜 당연하지 못하는 것인가, 에 대한 비탄에 빠지게 되었다.

 지구의 70%를 뒤 덮고 있는 물 중에서 인간에게 허락된 것은 단 3% 남짓이라고 한다. 해수담수화 하는 기술이 개발되기는 했다지만 어찌되었건 그 양은 아직 미비하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그 3%를 모든 이들이 함께 나누면 좋으련만 실상은 물 역시도 빈익빈 부익부의 사태가 발생되고 있었다.

 몇 십 년 전만해도 물을 사 마신다, 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라고 한다. 어디서든 쉬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눈에 보이는 물이라면 아무런 문제 없이 마실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요새는 깊은 산속의 약수 조차도 검수를 받을 후에야 식음 가능한지 여부가 판단되며 생수를 사 마시거나 정수기를 통해 정수된 물을 마시는 것이 당연하게 되고 있으니 몇 십 년 만에 물이 돈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20세기에 접어들자 저농도의 염소를 물에 타면 대부분의 미생물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괄목할 만한 정수기술이 등장했다. 그때까지는 어떤 도시에서도 식수를 공급할 때 화학약품을 첨가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물에 반응하는 염소를 대량의 물에 어떻게 잘 섞을 것인가라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902년 벨기에의 소도시 미델케르케 에서 최초로 염소 소독체계가 마련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저지Jersey 시가 앞장을 서 1908년 염소 처리한 식수를 처음으로 시 전체에 공급했다. 염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싸며 물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염소 처리방식이 차츰 자리를 잡았다. –본문

 깨끗한 물에 대한 당연한 갈망은 수 많은 화학용품들의 사용을 부축이게 만들었고 눈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게 정수가 된 듯한 물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이것이 과연 안전할까? 라는 의구심을 안게 된다.

 얼마 전 뉴스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정수기를 통해 정수된 물보다는 수돗물이 더욱 깨끗하고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것이 가장 안전한 것일까? 라는 어디를 향할지 모를 두려움을 계속 안고 있는 듯 하다.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에 대해서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찰나, 이 책 속에서는 역사를 통해 인간에게 보급되는 물이 당연하지 않은, 그야말로 치열한 역사로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로마의 수도관 개설에서부터 스페인의 탐험가가 물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게 되면서 유럽인들이 북미에 정착했다는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물은 인간의 역사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요소이자 살아있는 역사로 함께 하고 있었다.

 물 부족, 기후변화, 고령화 및 인구 조밀화, 의약품 사용 증가, 물 재사용 의존도 심화 등으로 머지않아 지하수와 지표수, 식수에 의약품이 더 많이 함유될 것이다. 그 결과 물 안전이 위태로워지거나 위험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본문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물은 21세기를 도래하면서 그저 단순한 물이 아닌 각 국가별로 생존을 넘어 권력의 수단이 되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성수의 판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게 되어 시작되었다는 생수 산업은 그야말로 불모지 이기에 페리에 이후에 현재는 코카콜라마저도 그 사업에 뛰어들고 있었으며 대기업들의 생수 산업으로의 진출은 그 이변에는 더욱더 물의 부족을 초래하게 하는 환경오염의 위협이 되어가고 있다.

 자본의 흐름을 타게 되면서 물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소유로 전환되기도 하고 이 과정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을 대기업의 횡포에 막연하게 당하고만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모두의 생명과도 연관되는 식수를 볼모로 하여 벌이는 테러나 생물학적인 변형 등, 이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우리를 계속해서 압박해 오고 있었다.

 매일 생각 없이 마시고 쓰던 물에 대해서, 이토록 많은 논제들이 다뤄지고 있었다는 것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도래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만 할까.

 마시는 물에 대한 위협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문제들이기에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하는 당면한 과제이다. 누군가의 배를 채우기 위한 물이 아닌 생명의 젖줄이기에, 이 난제들이 모두를 향해 공평하게 흘러 지구상의 모든 이들에게 안전한 생명의 물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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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마니아 / 엘리자베스 로이트저

 

  

 

독서 기간 : 2014.01.10~01.1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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