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새가 말하다>는 바로 그 마녀사냥의 현장으로 초대하고 있는데 추적추적한 비가 내리는 길을 달리고 있는 두 명의 남자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게 된다. 바로 우드워드 판사와 그의 서기 판사인 매튜로 이들 앞에 펼쳐질 날들이 험난할 것을 보여주듯, 날씨는 그들이 풀어야 할 미스터리 한 사건처럼 어둡고 힘들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
어두침침한 길거리와 그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걸인들과 습한 여관, 사람들을 현란한 언어로 빠지게 하고 있는 사이비 목사들. 파운트로열을 설립한 장본인이며 최고의 항구 도시로 키우고자 하는 비드웰 시장과 마을 주민들은 음침한 감옥을 누비는 쥐들처럼 여기저기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갑작스레 발발한 살인사건으로 300명 정도이던 인구가 살인 사건으로 인해서 100여명으로 순식간에 줄어들어버렸으며 이 모든 이들은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야 마을의 평화와 번영이 올 것이라 믿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만의 마녀사냥이 시작되고 있다.
순회판사였던 우드워드 판사는 마을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공정한 그들만의 방식대로 그녀를 마녀로 판정했으며 그리하여 그녀의 집행 일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게 된다. 우드워드 판사의 서기관으로 일하고 있는 매튜는 너무도 당당하면서도 매혹적인 레이첼을 보면서 과연 그녀가 진정 마녀일까? 라는 물음을 던지게 되는데, 모두가 공정하고 옳다고 이야기하는 마녀 재판의 결말을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진실을 쫓을 그의 고된 여정은 과연 레이첼을 구할 수 있을까?
우드워드가 할 수 잇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매튜는 이제 혼자힘으로 이곳에서의 일을 감당해야 했고, 주 하느님이 그와 함께 계실 것이었다. 우드워드는 바구니를 손에 들고 감옥에 나섰다. 곧이어 그린이 들어와 매튜의 감방 문을 잠갔다. 그러고 나서 그린도 물러갔다. –본문
레이첼이 잡혀 있는 동안에도 마을에는 사건이 끊이질 안게 된다. 그것은 레이첼이 마녀가 아니라는 것은 반증하고 있는 것이었고 용의자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 믿었던 그 순간,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매튜가 고개를 드는데 세 번째 종이 울렸다. 새 두마리가 호수 옆 참나무에 앉아 지저귀기 시작했다. 안개가 아직도 바닥에 낮게 드리워 있었지만, 그토록 오래 이곳을 지배하던 거대한 폭풍 구름에 비하면 곧 사라질 가련한 운명이었다. 매튜는 일어서서 지금까지 봄의 향기가 어떠했는지 잊고 있었다는 듯 공기를 들이마셨다. 실제로도 그랬다. 늪지대의 축축하고 고약한 냄새가 아닌, 깨끗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고 있었다. –본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을 가고자 했던 레이첼과 매튜에거 드러난 진실을 목도하는 순간, 거대한 검은 구름을 관통해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 동안 진실을 가리고자 했던 이들이, 이 진실 뒤에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드러나는 그 순간,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이 이토록 위대한 것이란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
과연 우리의 마녀사냥은 이 소설 속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만 있었던 것인가. 우매했던 과거의 기억 속에서 마녀사냥이라는 이름을 비웃고 있는 지금 현재의 우리의 곁에도 이름만 달리한 채로 계속해서 자행되고 있는 마녀사냥을 보노라면 섬뜩해지게 된다. 지금 우리는 그 누군가를 마녀로 매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하는 묵직하지만 빠르게 간파할 수 있는 이 소설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