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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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표지를 보면서 그저 아련한 사랑이야기겠거니, 하는 생각이 스쳤다. 달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들의 사랑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다,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와는 대조적으로 '뱀주인자리'라는 제목은 도통 무엇을 뜻하는지에 아리송하기만 했다.

 

뱀주인자리는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야. 그 별자리의 주인은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뛰어난 의술의 소유자였다고 해. -본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유명한 의사인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 '뱀주인자리'는 뱀에게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식물을 발견하면서부터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의술을 가졌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과 죽음은 한 인간이 지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제우스는 그를 번개로 죽였으나 그의 의술만은 높이 칭송하였기에 별자리로 하늘에 빛나게 하고 있는 것이었단다.

죽은 인간까지도 살려 낼 수 있다는 뱀주인자리의 의술의 힘을 빌은 듯, 100여 년 전 뱀주인자리를 타고난 하우신은 스페인 독감으로 뱀파이어가 되어 차가운 심장을 안고 살아오고 있었다.

 

영화 <트와잇라잇>의 늑대인간의 각인과 같이, 그들의 평생의 반려자가 될 사람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듯, 이 소설 속의 뱀파이어는 자신의 반려자의 피를 흡입함으로써 그 반려자를 영원 불멸의 뱀파이어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 내용을 처음으로 알게 된 하우신은 그의 반려자라 믿어 의심치 않던 '운하'의 피를 흡입하게 되고 달콤한 그녀의 피의 맛에 매료된 하우신은 그만, 자신의 광기 어린 피에 대한 집착을 멈추지 못하고 운하를 죽음으로 밀어 넣게 되어 버린다.

자신이 사랑했던 이를 제 손으로 죽음으로 밀어 넣어버린 하우신은 이 광란의 사건 이후 다시는 인간의 피를 탐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영원 불멸인 자신의 삶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뱀파이어이지만 뱀파이어 답지 않게, 그리고 뱀파이어로의 불가피한 이전을 통해서 반신불수가 된 자신의 딸을 위해서 준수는 만들어 가고 있었으며 언제나 형인 하우신의 뒤에서 2인자의 행보만을 걸어야 했던 이엘까지. 이들의 행보는 그들이 원래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만큼의 것들만을 가지고서 탐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런대로 그들의 삶은 별 문제 없이 살아왔었다. 하우신과 이엘 앞에 운하와 수인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리하여 그들의 눈에 비친 반려자라는 사랑이 계속해서 엇갈리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오랜 신화는 페르세포네가 지옥에 머물 동안 땅의 어미가 슬픔에 젖어 겨울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이에 사람들은 지옥의 왕 하데스의 아내로 살아야 했던 페르세포네를 동정하곤 했다. 하지마 수안의 생각은 달랐다. 페르세포네의 겨울은 내밀한 사랑을 위한 안식의 기간일터였다. 수안 또한 마찬가지였다. 세상은 지옥이라 여길지 모를 그의 삶에 '영원한 사랑'이라는 씨앗을 묻어둘 참이었다. -본문


헤라의 브랜드 매니저로 자리하고 있는 수안은 어릴 적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 버려진 채 발견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는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존재가 있었으며 일명 '산타'라고 불리는 이름 모를 그 사람의 20여 년간의 지속적인 도움 덕분에 수안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하우신의 전 반려자였던 운하를 하우신과 이엘이 함께 마음에 품었던 것처럼 수안을 두고 이들의 삼각관계는 또 다시 아슬아슬한 기운을 남기게 된다.

 

산타를 만나고 싶어하는 수안과 조용히 그녀의 곁을 지키려는 산타 이엘, 산타가 아니지만 산타로 오인 받으며 살기 위해 그녀를 찾았던 하우신은 다시 그녀에게서 반려자로서 바라보고 있었다.

시작하면 아프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 모두가 시작조차 안했을까. 이 길로 가면 내 마음을 헤집어 놓을 만큼, 다시 일어나기 힘들만큼의 생채기를 남길거라고 하면 과연 이들은 시작조차 안했을까.

 

신우는 제 눈앞에 펼쳐진 신기루에 대해 어떤 식의 이름을 붙여야 할지 잠시 골몰했다. 그러다 호방하게 뻗어 있는 꽃의 향연을 보며 천사라는 단어를 뱉어냈다. 정말이지 소복하게 내려앉은 꽃무라는 깃털처럼 포근하고 대담했다. 신우는 고목의 날개에 펼쳐낼 이름 모를 소녀에게 천사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본문

 

이 모든 것이 운명과도 같이 정해져 있는 수순이라는 것에서 왜 이들의 이야기는 결론이 없는 뫼비우스의 띄 마냥 무한 반복 될 수 밖에 없는, 살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제 손으로 버려야만 하고 누군가는 그 사랑을 보며 가슴을 애는 듯한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

불멸을 원하는 우리에게 그들은 그 시간 동안 과연 행복했는가에 대해 자문하게 된다. 뱀주인자리가 이토록 슬픈 별자리였다니. 과연 지금 이 별은 환하게 빛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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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 스테파티 메이어저

 

독서 기간 : 2013.12.23~12.2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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