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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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매일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낑낑거리며 출퇴근을 하고 터덜터덜 옮기는 발걸음에는 힘없이 축 늘어져서는 오늘도 습관처럼 나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한때는 이 길을 걸으면 모든 것이 행복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이제는 일상을 넘어 두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을 가끔은 일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우리 사회는 모두들 자신의 내면에 기수를 앉혀놓고 스스로에게 가혹한 채찍질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지금의 삶의 중요성을 놓치고 살아갑니다. 큰 행복을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지요. 작은 행복은 더더욱 뒤로 미루게 됩니다. 행복을 위해서 산다고 믿었는데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태연하게 살게 됩니다. 모두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위로하며 사는 겁니다. -본문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갈망하는 삶의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아등바등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라며 우두커니 허공을 바라보곤 한다. 그러다 마주한 이 책 속의 짧은 단상들은 축 쳐진 어깨며 꽉 막혀버린 머리 속은 잠시나마 잊고서는 공허하니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채워주는 해방구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야말로 도심 속에 푸르른 숲을 마주한 기분. 이 책은 나에게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었고 그리하여 내가 숨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며 여유라는 것이 사치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시간임을, 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이란 영화를 다 보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영화 속 여주인공이었던 오드리 헵번만큼은 톡톡히 알고 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수 많은 사람들의 뮤즈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뮤즈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비단 그 당시 스크린 속에 담긴 모습이 아름답다라는 것 때문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얼굴은 아무리 길어봐야 고작 몇 년이다, 라는 말처럼 외모는 금새 잊혀지니 말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세상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에 있었습니다. 1988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임명되면서 그녀는 무관심속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봉사했습니다. (중략)

 두개의 손 중,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손이란다.” –본문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여전히 그녀가 아름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 속의 젊음은 이미 그녀를 지나간 상태였지만 그녀는 그녀의 주름 안에까지도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 그녀를 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미소를 띄게 하는 영원한 뮤즈로 살아있는 듯 하다.


 

 가면이란 글을 보면서 이게 바로 내 모습이었구나, 라며 한참을 멍하니 이 페이지에 잠겨 있었다. ‘꽃 같은 이름표를 얻기 위해서 내가 아님에도 그것이 나인 듯 꿰어 맞추어 놓은 듯 행동하면서 그것이 과연 나인지 아닌지도 모르게 지나와버린 듯 하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누구라도 아마 각자의 가면을 쓰고 있을 게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다양한 페르조나를 안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잠시 만이라도 나는 내 안에 안고 있던 모든 가면을 던져 버린 느낌이었다. 비록 그 시간이 짧은 소나기가 지나간 찰나였다고 하지만 그 상쾌함과 편안함은 종종 찾게 될 것 같다.

 

  비록 너와 내가 땅에 금을 긋고 사는 세상이지만 네가 바라보는 하늘과 내가 바라보는 하늘이 같듯이 서로 평등하다는 생각과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본문 

인간의 잣대로 보았을 때 독버섯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식물이지만 자연이라는 거대한 관점에서 볼 때 독버섯은 분해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필요 없는 것들이지만 이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기에 그 무엇 하나도 소중히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 이야기에 다시금 지난 날의 무지했던 나의 생각들에 대해 반성해 보게 된다.

 

  

 

 

 짧은 이야기들로 하여금 잠깐의 쉼표는 휴식이라는 의미는 물론 나로 하여금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한다. 많은 노력을 하지 않고도 그저 이 책을 몇 장 넘겨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탁 막혀버린 가슴을 조금씩 이완시키며 진정한 나를 바라보게 하는 힘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아르's 추천목록

 

철학자 철학을 말하다 / 강신주저

 

 

독서 기간 : 2013.12.15~12.1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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