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아침에 눈을 떠서 출근하는 동안 이어폰을 귀에 꽂고서는 노래를 들으며 시작을 한다. 일상 속에 흔한 소리보다는 무언가 아름다운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고픈 마음에 한 일들이 이제는 매일을 여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매주 이번 주 음악 차트 순위의 노래들을 다운받아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주요 일과 중 하나인데 그렇게 매일 듣던 노래들 역시 때론 지겹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럴 때면 그 무슨 가사도 없고 기계음이 없는 클래식을 찾곤 한다. 무언가를 제대로 알기 보다는 그저 흘러나오는 선율을 듣고 있자면 아름다운 소리에 자연스레 마음도 편안해지곤 한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곧 누군가의 인생을 듣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거장들은 음악가로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존경할 만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단순함과 우아함, 고결함으로 말미암아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본문

저자의 두 번째 책이었다는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을 통해서 클래식에 대한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제목은 모르지만 선율이 익숙했던 것들에 대해 음악가는 물론 그 이야기들을 보면서 아, 이래서 클래식을 듣게 되는 구나, 하면서 책 속의 음악들을 찾아본 기억들이 난다. 꽤나 오랜 시간 동안에 책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QR코드가 음악 소개된 마지막 페이지에 자리하고 있어서 이전의 수고를 한결 덜 수 있었다. 음악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유투브로 바로 연결되는 시스템 덕분에 책을 읽으며 바로 감상할 수 있기에 아마도 그 감동은 배가 되어 다가오는 듯 하다.

음악을 듣는 것이 누군가의 인생을 듣는 거라 생각한다는 저자의 생각처럼 이 책 안에는 음악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동안 꽤나 들어봤던 이름들도 있고 처음 보는 이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었는데 최고의 소프라노 가수로 꼽는 <마리아 칼리스>의 이야기는 보는 순간 먹먹해지게 되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들을 기리며 아들이 태어나길 바랐던 가정에 태어나게 된 마리아 칼리스는 어머니의 사랑을 얻고자 노래를 불렀으며 뒤늦게 그녀의 인생은 조반니 바티스타 메네기니를 만나 그의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세기의 소프라노로 등극하게 되었다.

"내 노래는 말이 아니라 느낌이 필요해, 나는 노래 안에서 눈물 흘려요." -마리아 칼라스

태어나면서부터 미운 오리 새끼였던 칼라스는 어머니의 사랑에 목말라 노래로 그 사랑을 얻고자 했습니다. 어쩐 일인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테발디의 노래와 연기를 너무나 절제되어 있어 고상하기만 할 뿐입니다. 그와 반대로 사랑에 굶주린 칼라스의 노래는 구구절절한 사랑으로 넘칩니다. 이미 가진 사람은 절실하지 않겠지요. 그래서 궁핍이 예술을 낳는다고 하나 봅니다. 본문

사랑을 위해 노래를 불렀던 그녀의 목소리는 천상 속의 환희를 가득한 것처럼 보였으며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과 가녀린 듯 하지만 힘있는 소프라노의 선율들은 서글프면서도 아련함이 남게 된다.

음악 뿐만 아니라 스토리를 담고 있기에 귀와 눈과 가슴이 즐겁게 이 책을 읽은 듯 하다. 특히나 책 속에 소개된 음악 뿐만 아니라 책과 영화까지도 찾아보게 하는 연쇄적인 효과들을 불러 일으켰는데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영화 <엘비라 마디간>을 통해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도 찾아보게 되며 이 슬픈 이야기 속에 푹 빠져 내가 마치 그 주인공이 된 듯한 상념에도 빠져보게 된다.

살면서 점점 더 깨닫게 되지만 세상엔 해도 되는 일보다 하면 안되는 일이 더 많습니다. 남녀의 사랑이 특히 그렇습니다. 그래서 현실이 아닌 문학과 예술이 그토록 말도 안되는 사랑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잇는 궁극적인 위안이겠지요. -본문

클래식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스토리가 담긴 클래식으로의 초대가 더 맞는 이야기 같다. 책을 보다 보면 그 음악들을 찾지 않고서는 베길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저 클래식을 듣는 것이 아닌 클래식 속에 담겨있던 이야기들을 듣고 음악을 접하게 되니 그 안엔 울림이 더욱 깊이 내 안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며 그 안에 스토리를 스스로 좇게 만드는 이 책 덕분에 한동안 또 클래식을 들으며 지낼 것 같다.

아르's 추천목록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 홍승찬저

 

 

독서 기간 : 2013.12.04~12.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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