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드 NERD - 세상의 비웃음을 받던 아웃사이더, 세상을 비웃다!
외르크 치틀라우 지음, 유영미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덥수룩한 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고는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서는 고립 되 있는 이들을 본다면 아마 말 없이 그들을 지나쳐 갈 것이다. 한번 눈길을 주고서는 더 이상의 시선을 공유하는 일이 없을 것만 같은데, 생각해보면 이들에 대해 뭐라 딱히 명명할 만한 단어가 없는 듯 하다. 그나마 비슷한 느낌의 단어가 '괴짜'라 생각했는데 영어로 이들을 Nerd라고 한다고 한다.

'Nerd'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 보았기에 이 단어에 대해 사전으로 찾아보면 1. 멍청하고 따분한 사람 2. 컴퓨터만 아는 괴짜, 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저 재미없는 괴짜로만 정의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느낌이 드는데 이들에 대한 진짜 보고서가 바로 이 책, 너드에 담겨 있다.

너드는 약간 특별하다. 자신의 분야에서 - 그것이 아직은 좀 생소한 분야일지라도 - 보콩 사람들이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본문

너드라는 단어는 요 근래에 생겨난 것들이지만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구상에 머물고 있었다. 남들보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들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인물들. 그들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문자와 종이의 발명 이후 기록이 되었지만 실상 이 지구상에서 언제나 그들은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행보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평범한 일반인들 사이에 있을 때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쓸데 없는 일에 목숨 걸고 있는 시덥지 않은 사람'으로 비춰졌을지 언정, 그들 스스로는 자신의 일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안고 있었다.

너드는 삐딱하고, 괴팍하고 무정부적이고, 세상 물정에 어두워 보이지만 '능력'이라는 이상에 기본적으로 의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컴퓨터 해커의 세계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만이, 특별히 잘하는 사람만이 대접받고 존경받는다. 겉보기에만 그럴싸해 보이는 사람들이나 허풀을 떨며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체하는 사람들은 너드들의 세계에서는 먹혀들지 않는다. 너드 시스템은 소위 미니 버전의 능력 사회다. -본문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 급급했던 원시적인 생활을 지나고 나서부터 역사 속에서 그들은 찬란하게 빛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몸을 사리며 조용히 지내기도 했다.

아무리 너드, 라는 이들이 인간사가 시작되면서부터 계속 있었다고는 저자는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다지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너드라는 이름을 벗고 그들의 이름으로 다가오니 그들의 실체는 가히 어마어마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임마누엘 칸트, 니체부터 아이작 뉴턴, 스티븐 잡스까지. 이름만 들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이들이 모두 일명 '너드'였다고 한다.

분명 그들이 일반인들 사이에,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 섞여 있었다면 우리는 그들을 그저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괴짜로만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이 발휘되고 세상을 뒤흔든 지금, 우리는 그들을 너드가 아닌 천재로 기억하고 있으니 너드와 천재 사이의 그 경계는 우리의 편견이 만든 벽이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뉴턴은 나무 아래에서 머리 위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이런 깨달음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뉴턴이 사과 나무 밑에 앉아 했던 일은 고독을 즐기는 것뿐이었다. 떨어지는 과일로부터의 영감을 얻는 일 따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을 게다. -본문

예전에는 집 안에 틀어박혀서 책과의 씨름만 했을 것 같은 너드들은 세상이 변모하게 되면서 그들의 영향력이 점점 거대해 지고 있다. 전세계 네트워크 망의 연결로 인해서 그들은 점차 세상을 점령하고 있는 듯 하다.

너드들에게는 관련 없어 보이던 패션계를 넘어 언론과 엔터테이먼트 영역까지. 과연 그들의 행보는 어디까지 가게 될지, 이제는 그들에 대한 시선이 외면이나 편견이 아닌 경외심으로 변모되며 설레기까지 할 것 같다.

 

 

아르's 추천목록

 

창조적 괴짜가 세상을 움직인다 / 요나스 리더스트럴러저

 

 

 

독서 기간 : 2013.12.05~12.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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