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이 끝나고 나서 입시 원서를 넣을 때 눈치를 보는 심정으로 , 10 대의 파란만장했던 그 어려움이 이 터널을 지나고 끝이 날것이라 믿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대학을 들어서서 취업의 문턱에서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 동일한 스펙으로 경쟁을 했던 것이 입시의 관문이었다면 각자의 20 대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판가름 나게 되는 취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
대기업에서 올해 몇 천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 그 몇 천명이라는 순번 속에 대체 나의 자리는 있는 것인지 . 내가 일을 찾듯 , 일도 나를 찾고 있다는 광고를 볼 때면 과연 그럴까 ? 라는 생각과 동시에 언젠가 헤드헌터들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가 없다 , 라는 말이 말이다 .
풍요 속의 빈곤마냥 수 많은 입사 지원자들 중에서 그들이 원하는 인재가 없다니 . 대체 이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인재가 없다니 . 그들이 원하는 인재와 지원자들 사이의 간극이 무엇이기에 일을 원하는 사람들과 그 일자리에 적합한 사람은 누구란 말일까 .
" 문제는 일으키는 장본인인 고용주 자신이다 . 지원자가 차고 넘치는 현실에서 고용주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그들은 실무 교육이나 교육 훈련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입사해서 곧바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직원을 원한다 .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이미 그 일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말이니 지원자들로서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린 셈이다 . 이런 상황은 회사와 국가 경제에 피해를 줄 뿐이다 . "- 본문
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라는 것은 , 말 그대로 채용 후 바로 직무를 이행할 수 있는 이를 말한다 . 대학교 때 전공을 살려 회사에 입사를 한 뒤 나름 대학에서 4 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전은 버겁기만 했다 . 약 3 개월이 지난 후에야 어슴푸레 직무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었는데 전공자에게도 쉽지만은 않던 이 기로는 비전공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직무 수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 사회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 그저 ' 당신이 아니라면 , 다음 사람을 가져다 놓으면 되요 . 이 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 하는 느낌이랄까 . 사회는 너무 공공연히 인간의 부품화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
문제는 수 많은 지원자들을 기업에서는 어떻게 자신들의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것일까 ? 적게는 몇 십대 일 , 많게는 몇 백대 일 이상이 경쟁률이라는 것은 지원자들의 경쟁의 압박이란 의미도 있겠지만 회사의 입장에도 백옥을 골라내는 일일 것이다 . 과연 이 모든 과정이 제대로 , 합당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이 실시한 조사에 응한 직원 중 38 퍼센트는 현재 고용주가 업무를 배정할 때 해당 직원의 기술과 능력이 아닌 학력과 이전 경력만을 따진다고 대답했다 . - 본문
그들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인재가 없다면 , 그들의 기준에 부응하는 이들을 데려다가 교육을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 그렇게 한다면 회사에서 원하는 100% 의 인재를 창출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이것도 하나의 비책이 아닐까 , 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등장한 현실은 그야말로 냉수를 들이붓는 이야기였다 .
회사들은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전문 훈련을 제공할 여력도 , 새로 채용할 직원에게 훈련을 제공할 의사도 없는 듯 합니다 . 다른 회사에서 데려갈까봐 두려워하면서 말이죠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겁니다 . 더 이상 교육 훈련같은 건 없습니다 . 이미 훈련을 받은 사람은 교용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죠 !- 본문
명백히 풀 수 있는 모범 답안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우회해서만 돌아가는 이들의 심리는 대체 무엇일까 . 이미 성장이 완료된 성어만을 기다리고 있기에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너무 오랜 기간 동안의 공백을 안고서 , 때로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완벽한 이들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 성어가 아니라고 해도 , 치어와 성어의 중간 단계에 있는 수 많은 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기업에게 , 그리고 구직자들에게 윈 - 윈 할 수 있는 것이 자명한 일인데 말이다 .
읽으면 읽을 수록 , 현재의 이 문제가 답답하면서도 어서 빨리 그들이 눈을 뜨기만을 바라면서 책을 덮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