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제3인류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이 광활한 우주 속에 포함되어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만 유일한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은 너무도 이기적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드레이크 방정식을 보더라도 또 다른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산술적으로 계산한 것을 보면서 어디엔가 그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살고 있겠지, 라고 막연히 믿고 있었다.

 200만년 전, 지구상에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들은 도구를 사용하고 불을 다룰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의 문명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게 되는 바, 현재 그들의 자손인 우리가 이룩한 세상은 가히 혁명적인 세상을 만들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침팬지에서 분리 된 인간이라는 종족은 그 당시 이 지구상에 최초의 등장이었으며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도 우주 안에 우리와 같은 생명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끔 해외 토픽에서 들리는 뉴스 중 빅풋이나 설인 등과 같은 현 인류와는 다른 생명체에 대한 소식이 들릴 때 마저도 변종이겠거니, 라고 생각했지 그들이 인류의 조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전혀 해보지 못했다. 우리의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고 합당한 것이라 믿었기 때문일까.

하여튼 이 확고한 믿음, 그러니까 지구 상의 호모 사피엔스들의 등장이 인류의 시초였다는 것을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신작 3인류에서 산산이 조각 내어 그만의 세상을 재창조 하고 있다.

어쨌거나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과거의 인간과 미래의 인간 사이에 있는 과도기의 종이다. 미래의 인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한다. –본문

2권이 끝인가, 싶었는데 마지막에 ‘1부 마침이라는 글귀가 조만간 2부의 이야기가 진행 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베르나르의 이야기는 언제나 읽을 때마다 내가 상상하던 것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기에 읽을 때마다 그의 무한한 상상력에 압도되곤 하는데, 이번 제 3인류는 이전 그의 작품이었던 개미’, ‘파피용’, ‘나무등의 작품이 총 집결한 듯한 느낌이었다.

 다비드 웰즈의 할아버지인 에드몽 웰즈는 개미 연구의 장인이었으며 그는 거인족의 문명을 믿고 있는 사람이었다. 에드몽 웰즈의 아들, 샤를 웰즈는 남극에서 그 거인족을 실제 마주하게 되고 그들의 문명이 우리 인간에게 되물림 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찌 보면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이면서도 위험한 발견을 한 그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고로 이 모든 것이 그의 기록 속에 묻히게 되는데 이 소설 속의 주인공 중 한 명이자 샤를 웰즈의 아들인 다비드 웰즈는 소형화를 통한 진화의 모습을 연구하게 되면서 피그미들을 만나러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누시아를 만나 엄청난 프로젝트의 일원이 된다.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오로르 카메러 박사는 아마존의 여성호르몬에 의한 면역체계가 어떻게 강화되는지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되는데 그녀 역시 그의 아버지인 토마 펠그랭의 영향을 받아 프로젝트에 진행하게 된다.

 우리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가? 알이야! 난생을 하면 대리모가 없어도 돼. 알이 부화하도록 온기를 제공하는 장치만 있으면, 우리가 태아의 발달을 지켜보면서 모든 것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야. 따지고 보면 임신한 여자는 배 속에 알을 품고 있는 셈이야. 양수로 가득 찬 주머니, 그게 인간의 알이야 본문

 프랑스 대통령 드루앵과 오비츠 나탈리아 대령의 조우로 인해서 위의 주인공들과 함께 이들은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게 되는데, 이들은 우리 이전의 인류였던 호모 기간티스들이 호모 사피엔스를 창조해 냈듯이 현 인류의 1/10 사이즈인 17cm 가량의 에마슈를 탄생시킨다.

 그들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학생들이었다.

 나는 그 섬을 <나의 실험실>이라고 명명했다.

 그들은 저희 자신을 <사람>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특혜를 누리게 되었고 그들과 더불어 새로운 역사라 시작되었다. –본문

  1대 인류였던 호모 기간티스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소통하는 인류였다. 그들의 키는 우리의 10배 정도인 17m 정도였고 기간티스들은 우리의 문명보다도 훨씬 더 높고 진화된 그들만의 인류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그들보다는 조금 더 작은, 또 다른 인류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태어나게 된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인 것이다.

 저들은 마치 저희가 우주의 지배자들인 양 착각하고 있다. 그러다가 모래알보다 작은 적이 갑자기 나타나니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저들은 천연자원의 소비를 줄였다. 숲을 파괴하거나 아무 데나 마구잡이로 구멍을 뚫어 대는 짓을 삼가고 있다. 핵폭탄을 터뜨리는 짓도 이제는 하지 않는다.

 저들은 속절없이 멸망해 가고 있다.

 , 저들을 구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가 저들을 구해주면, 저들은 또다시 나의 검은 피를 빨 것이고 내 기억을 소멸시킬 것이다. 그렇다고 저들을 구해주지 않으면, 나는 장님에다 귀머거리가 된다. 고약한 딜레마다. –본문

 현재 우리의 인간은 지구와 제대로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다. 모든 소통은 기간티스들을 통해서 이뤄졌으며 기간티스들은 지구와의 협력을 통해서 유일한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지구를 지키기 위해 호모 기간티스들이 만들어 낸 두 번째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들은, 호모 기간티스를 배신하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게 된다.

 현세의 인간에게 있어서 지금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이룩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산업화를 지나 급속도로 성장한 우리의 모습은 진보란 이런 것이다, 를 스스로 표명하는 듯한 자부심마저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 나는 영원히 늙어 가는 대신…. 생식 능력이 없다. 나만 그런 특성을 지녔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뜩하고 무섬증이 일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태양계, 아니 우주는 어떻게 될까?

 내가 죽으면 생명이 사라지리라.

 내가 죽으면 지능이 사라지리라.

 내가 죽으면 의식이 사라지리라.

 남는 건 공허뿐, 우주에는 침묵과 어둠만이 가득하리라. –본문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고통 속에서 바라보고 있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지구. 그저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으로만 알고 있는 지구는 스스로 생각하고 인지하고 지구 안에 일어나는 모든 것들 것 알고 있다. 하나의 광물로 가득한 행성이 아닌 오롯이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재하는데 이것이 이 책 속의 주요한 흐름을 뒤집는 하나의 틀이 된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지구는 인류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여 아무런 죄책감 없이 지구의 것을 빼앗아 가는 동안 지구는 끊임 없이 그만해라고 외치고 있지만 제 2인류인 우리는 지구의 외침을 들을 수 없다. 그리하여 지구는 인류에게 나름의 복수를 위해 거대한 기상 이변을 만들어 내거나 인류가 그 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바이러스를 퍼트림으로서 자신을 위협하는 인류의 수를 어떻게든 줄이려 하고 있다.

  1대 인류인 호모기간티스가 창조해 낸 자신들의 1/10 크기인 호모 사피엔스. 그 제 2인류가 자신들의 1/10 크기로 만들어 낸 제 3인류인 에마슈들. 그리고 지구.

 신체의 크기를 줄여서 위험에 대처하는 것은 8천 년 전에 거인들이 사용한 방법인데, 저들이 그런 해결책을 다시 찾아 낸 것이다. 사실 인간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 일 수도 있다. 인간들은 나의 모든 표면을 침범해서 갖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그들의 크기가 줄어들면 내게는 그들이 훨씬 덜 성가실 것이다. 크기가 10분의 1로 줄어들면, 그만큼 천연자원과 식량의 소비도 감소할 것이고, 수명도 짧아질 것이다. 요컨대 나를 침해하는 일이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본문

 앞으로 이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자신들의 신이라 여기고 있는 인간이 에마슈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단 하나의 에마슈는 또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 낸 제 3인류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인지. 우리는 우리가 그러해왔든 에마슈들에게 또 다른 배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등등 무한한 가능성을 열고 마무리 된 이야기의 다음 편을 빨리 읽어볼 수 있길 바라는 바이다

 

  

아르's 추천목록

  

『파피용』 / 베르나르 베르베르저

 

 

독서 기간 : 2013.11.04~11.0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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