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20
최서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 속의 네 명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특성을 잘 그려놓은 이 표지를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난다. 이미 그들과 한껏 친해진 느낌이다.

 

그런 걸 포기하고 얻은 결과가 이토록 허무하다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게 나의 결혼이었다. 내 인생 최초로 얻은 쓸모 있는 교훈이었다.-본문

 

이미 10여 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고등학생 시절은 이제 아련하게 기억만 남아있는 듯 하다. 일년에 단 한 번 있는 수능이라는 시험을 통해서 나의 10대를 평가 받아야만 하는 그 제도며, 그 울타리 안에 갇혀 살아야 하는 내 자신이 싫어서, 어른이 되면 이 모든 것들이 뒤집으리라, 라는 원대한 포부는 대학에 입성하자마자 흐지부지 되었다. 아니면, 이미 내가 지나온 길이고 이전 세대들 역시 그러했으니, 그들에게도 이 길이 당연한 거라 생각한 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나름 힘들게 지내 왔으니 너희도 그렇게 해야지, 라는 그 대물림 되는 굴레를 나는 외면하고 있었다.

 

워낙 오래 지난 일들이라 요즘의 세태를 어떠한지 모르겠다만, 이 책 속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공부만 하던 그 때가 가장 좋을 때라는, 그 생각만 하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들 역시 나름대로의 비극을 안고 사는 이들이었다.

나의 반항심과 자기 파괴에 대한 욕구와 남을 향한 과시욕 때문이라는 것이다. 피어싱을 한 건 난데. 나는 해명하고, 해명하고, 또 해명하며 조금이라도 나의 마음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전혀 들어 주지 않자 짜증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본문

 

마음 속에서 끙끙 앓기는 했지만 별 다른 표출 없이 언제나 웃는 얼굴로 3년이란 시간을 보냈던 나와는 달리, 그들은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하고 표현하고 있었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하며 지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슬아슬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워 보였다.

우리의 결말은 결말 없음이다. 별로 달라진 건 없었다. 이걸 계기로 엄마, 아빠, 선생님, 친구들 등등이 '그래, 우리가 너희를 잘못 보고 있었구나. 미안하다'라고 해 줄 걸 기대한 것은 아니다. 이런 사소한 해프닝 하나로 사람이 변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본문

 

세상을 탓하면서도 그 안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게 우리네 삶인 듯 하다. 아무리 발버둥 친다고 해도 나 혼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곁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한다면 이들처럼, 나 역시도 지금을 견디고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아르's 추천목록

 

 

『난 아프지 않아』 / 이경혜, 구경미, 김도연저

 

 

독서 기간 : 2013.11.03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