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 스타일이라는 제목만 듣고서는, 패션에 관한 책인가?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Method라는 단어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Style라는 단어와 접목시킴으로써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은 알겠다만, 메소드가 무언인지에 대해서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표지를 보고 나서도 대체 무엇을 만드는 회사일까, 란 생각이 들었다. 1등 기업과 싸우는 작은 회사의 7가지 집착이라 함은, 작은 회사가 1등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7가지의 비법을 말하는 터일 텐데 표지의 예쁜 용기 속 거품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도 대체 메소드라는 회사의 정체에 대해 종잡을 수 없어 어떤 회사란 말인가, 에 대한 의문을 안고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청소용품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갖는가? 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본다. 마트에 청소도구나 용품을 사러 갔을 때, 예를 들어 세제를 사러 갔다고 한다면 그것의 성능이나 효과에 대해서 대략 확인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 제품군에 잘 알려진 회사의 제품을 집어 카트에 담는, 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우리 스스로 그 세제에 대해 얼마만큼의 생각을 할까.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세제코너를 가서 가장 눈에 익숙한 것을 골라 카트에 넣는 그 순간까지. 대략 10초가 안 되게 이 모든 것들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성분이 들어있고 그 안에서 어떤 화학적인 작용이 일어나고 등등에 대한 것보다는 떼가 잘 지는지, 사용하기 간편한지, 인지도가 있는지 정도에 관해서만 대략 생각하고 덥석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메소드는 바로 이 부분을 꼬집어 블루오션을 개척한 회사다. 우리가 집을 그렇게 아끼고 사랑한다면, 우리는 왜 못생긴 용기와 스프레이 통 등을 잡다하게 싱크대 밑에 처박아 두는가? 우리의 전문 컨설턴트들에게 물어본 결과 그 이유는 하나였다. 청소용품에 대해 자주, 혹은 많이 생각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이다. 생각할 일이 있더라도 최대한 피한다.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일 때면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필요악으로 본다. -본문 청소용품에 대한 혁신을 꾀하는 것이, 굳이 디자인에만 한정되어 있다면 메소드란 회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디자인이 소비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임은 틀림 없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이렇게 급 부상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눈에 가장 띈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의 모방이 가능한 바, 이들은 제품의 외형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것들까지도 철저히 조사하고 연구했으며 그리하여 그 누구에게도 유익한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우리는 매케한 표백제 냄새가 곧 ‘깨끗함’의 냄새고, 싱크대를 열심히 문지르고 난 뒤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통증이 곧 ‘위생’이라고 속아왔다. 청소를 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 가정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독성 성분을 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본문 무엇보다도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며 이 기업의 성공 비법에 대해서 배운다는 자세로 접근을 했다. 그리하여 그들의 비밀이 무엇인가, 에 대해 초점을 맞춰 보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그들이 만드는 제품에 대한 신념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그 누구에게도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들에 대해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으며 그들이 만들어가는 회사의 비전과 그 안에서 함께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면서 한 명의 소비자가 아닌 그들 속에 함께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이지 특이한 이 메소드라는 회사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자연을 닮은 소박한 느낌이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찬 그 당당함과 당당함 속에 묻어 있는 자유로움에 동요되기 시작했다. 직장의 일은 직장에서 끝내고 더 이상의 유대관계를 갖는 것을 꺼려하는 나로서는 바구니에 각자의 이름과 식당 이름을 넣어두고서 랜덤으로 뽑은 이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쿠키를 구워 그들끼리 소통을 하고 때론 축제를 벌이고. 끝없는 유대관계의 지속은 그들 내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고객들에게까지 연계되어 있었다. 특히나 고객 서비스 센터에 대한 그들의 신념은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보통 외주 업체에 이러한 것들을 넘기는 것이 보통인 현재의 모습이 아닌 메소드는 직원들이 직접 옹호자들, 그러니까 그들의 고객의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해 준다고 한다. 고객 콜센터를 인도로 아웃소싱하는 기업이 왜 그리 많은지 우리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전화를 거는 고객은 그 회사 제품을 써본 사람이다. 이건 단순한 마케팅 기회가 아니다. 이건 새로운 통찰을 포착하고, 열괄하는 팬을 창출하고, 심지어 회사를 법적 문제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기회다! –본문 단순히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성공을 목표로 했다면 아마 메소드라는 기업은 지금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기업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그들 스스로 소비자이면서 고객이 되어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저 동일한 비누 하나, 세제 한 통으로 그칠 수 있는 것들에서 메소드라는 이름으로 혁신을 만들어낸 회사. 아름다움 외형은 물론 그 안의 자신들의 가족을 위해, 자신들이 쓰기 위해 안전한 것들만을 선별하여 담은 이 제품과 이 제품들을 만드는 그들을 더 만나보고 싶은, 정말이지 이 회사에 하루만이라도 입사해 보고 싶은 그럼 행복한 회사를 만나고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