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올 때부터 이 영화는 꼭 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소설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든 소설을 먼저 보고서 영화를 보려 했건만, 순서는 역시나 영화가 빨랐다. 게으름 덕분에 소설은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지만, 영화를 보고 소설을 본 지금, 그 순서가 뒤 바뀌었다면 오히려 실망했겠구나,란 생각이 들며 게으름이 이럴 땔 도움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나는 이 소설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줄만 알았다.책을 다 읽고 검색을 통해 기사를 찾아보니 원작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과 영화가 동시에 제작이 된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렇기에 소설과 영화의 내용이 상이한 부분이 있었나 보다. "너도 알 것이다. 김종서 족상 사건. 바로 김지겸 사건이었어. 김종서 그자, 지금은 임금의 총애를 받아 떵떵거리지만 호랑이 잡는 것이 담비라고 김지겸에게 발목을 잡힌 것이야." -본문 2시간 가량에 상영시간 동안 담겨진 모습은 소설2권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내경이 어찌하여 김종서의 아래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하여 그 파란만장한 관상쟁이의 한판 놀이와 같은 생이 어찌 지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인데, 1권은 내경이 어떻게 하여 관상쟁이로서 자라게 되는지, 그의 아버지 김지겸과 김종서의 악연에 대해서 그려놓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김종서와 김내경은 내경의 유명세로 인하여 처음 마주하게 되지만 소설 속에서는 이 둘의 사이의 원수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김내경의 아비인 김지경이 김종서에 의해 억울하게 죽게 되었기에 김내경은 살아 있는 동안에, 아니 1권 내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원한을 갚고자 김종서에게 늘 마음 속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또한 영화 속에서 김내경은 한명회라는 인물을 그토록 마주하고 싶었으나 마지막에 가서야 그 존재를 인지하게 되는데 소설 속에서 이 둘은 이미 친구로 등장하게 된다. 김종서의 칼에 아버지가 숨을 거두게 되었을 때 내경과 함께 그 아비를 묻어 준 자가 바로 한명회였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김종서가 이천수와 지겸을 고발한 것이었다. 도부외 도사가 관상쟁이와 짜 사헌부 감찰을 몰략했다는 것. 더욱이 김종서 자신이 부탁을 해놓고는 이천수의 뇌물에 도부외 도사가 권력을 남용하며 놀아났다 하였다. 믿지 못할 일이었다. 왕이라 하더라도 잘 못하면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이들이 사헌부 감창리었다. 그 본분을 버리고 죄를 덮어 씌운 것이다. -본문 1편 속의 김종서는 호랑이 상을 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파렴치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유부녀를 겁탈해 놓고도 스스로 죄를 덮기 위해 김지겸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그는 자신의 권위로 그 범죄의 덜미를 덮고 오히려 죄 없는 이들에게 덮어씌우기까지 했다. 또한 김내경은 이미 수양대군과 신숙주, 박팽년 등을 이미 만나게 된다. 스승인 이상학의 잔꾀 아닌 잔꾀 덕분이었는데 이미 영화를 통해서 김종서와 수양대군과 김내경. 이 세 명을 구도를 알고 있는 터라 이 새로운 구도는 2편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세상은 바람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김종서는 주상(세종)의 두터운 신임으로 함길도에 가 있었고, 진양대군은 수양대군으로 책봉되었다. 왕자들 가운데서도 다재다능했던 수양대군은 주상의 병약함을 여전히 기회 삼아 국정 전반에 참여하고 있었다. -본문 2편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참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책을 읽으면 영화 속 인물들이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대사를 전해주는 느낌이었다. 연홍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자연스레 김혜수가 그려졌고, 특히나 팽헌인 조정석은 이때부터 등장이 도드라지면서 실감나게 그려졌다. 다만 1편의 이미지 때문에 김종서의 역할에 대한 반감이 있기도 하거니와 철천지원수이던 이들이 대체 손을 잡고서 수양에게 대적하는 구도로 그리는지에 대해 더욱 집중해서 보게 된 듯하다. 영화 속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비바람이 치는 밤 팽헌이 진형의 안타까운 사건을 보게 된 후 실성한 듯 수양에게 뛰어가는 모습이 이 책 속에서는 내경으로 그려져 있다. 영화 속에서는 팽헌이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겠지만 소설 속 1편의 내용 때문인지 내경의 모습이 더욱 애잔하게 다가왔다. 관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보고 있으면 내 모습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거울을 보며 따라 유추해보며 내경이 관상쟁이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1편의 모습이라면 2편에서는 관상이 아닌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심상을 읽어내는 내경의 모습이 그려지며 더욱 깊이감이 느껴진다. 어찌되었건 관상쟁이든 누구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그 앞에 있는 상이 무엇이든, 현실이 무엇이건 상관없이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보게 된다. "그 아들놈이 멀쩡하게 살아온 것이야. 그 소식을 듣고 내가 가지 않았겠나. 그 애 상을 보니 기가 막혀. 단명상은 사라지고 어느 사이에 장수상으로 바뀌어 있지 않겠나." "어떻게?" "그때 나는 깨달았다네." "뭘?" "자고로 사람은 마음을 잘 써야 한다는 걸."-본문 이 영화가 흥행하고 나서 관상 성형이라는 것까지 판을 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영화든 소설이든 조금만 주의 깊게 보았다면 알았을 것이다. 상이란 자신이 어떠한 생각을 안고 살고 있느냐에 따라서 바뀐다는 것을 말이다. 좋은 상을 가지려 하기 보다는 그 안에 좋은 심성을 쌓기 위해서 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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