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이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그들의 문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마주해본 적이 없는지 모르겠다. 모옌의 노벨문학상의 수상 소식을 듣고 나서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다 인 것 같은데, 그래서인가 그들의 문학은 낯설기만 하다.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것이 그들에게도 존재할 텐데 중국와 SF의 공존을 이토록 생경하게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여전히 나는 중국에 대한 한계를 내 스스로 가득 안고 있나 보다. 어찌되었건 미국이나 일본,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의 SF 소설을 처음 마주한다는 것이 설레면서도 기대 반 걱정 반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중국의 과학자들의 죽음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중국군은 왕먀오에게 그 진위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한다. 선위페위를 통해서 알게된 '과학의 경계'란 학술 단체에 접촉한 과학자들이 사라진 그 시점을 보면서 대체 무엇 때문에 그들은 죽음을 마주하게 되는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이 깊어질 무렵 딩 박사를 만나게 되면서 제 2의 전환을 마주하게 된다. 삼체, 란 무엇인가에 대한 초반의 궁금증은 딩 박사를 마주하게 되면서 해결되는데 게임인 이 삼체라는 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닌 가상 현실 속의 게임으로서 삼체에는 3개의 태양이 존재하며 항세기와 난세기의 교체 속에서 태양 운행의 규칙을 찾는 것이다. 이 삼체란 세계는 우주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하는데 이러한 이야기 속에는 물리학에 관한 내용은 물론 중국의 역사와 우주 이야기가 버무려져 있다. 이 모든 것의 근원은 어찌 보면 문화대혁명으로 시작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혁명이었던 이 시대는 부부 사이의 이들조차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부모와 자식간에도 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큰 이들의 주장만이 정의가 되던 시대의 것으로서 이 당시의 침울했던 중국사가 그 누군가에게는 생채기로 남겨져 있었어며 예원제에게는 인류에게 복수를 해야겠다는 분노와 적개심을 드리우는 사건이 된다. 하지만 기록 종이테이프에 찍힌 발사 시스템 가동 시간이 3초도 안된 것을 보고 일지를 제자리에 던지고 하품을 하면서 군모를 쓰고 나갔다. 그때 우주를 향해 날아간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이곳에 오십시오. 나는 당신들이 이 세계를 얻는 것을 돕겠습니다. 우리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당신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본문 과학에 대한 내용이 등장할 때마다 약간 위축되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중국에서 SF 소설을? 하면서 코웃음 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가상 게임 세계인 삼체가 어딘가에 실제 존재할 것만 같았으며 한 인간의 복수심이 이토록 짙고 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결말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중국의 틀을 깨트려준, 즐겁게 읽은 소설이라 이 책 이후 중국의 SF 작들을 찾아 읽어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