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읽기만하는 바보 - 1323청춘들의 인생을 바꿔줄 ‘기적의 독서법’
김병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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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이후 두 번째로 저자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었다. 일전에 그의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고 깨우치며 읽었던 기억에 이번 책 역시도 나름 기대에 부풀었는데, 무엇보다도 꼭 지금의 내 모습을 지칭하는 듯한, ‘오직 읽기만 하는 바보라는 제목이 더욱 마음을 동하게 만들었다.

이제 책을 끼고 산지 1년이 조금 지나고 있다. 그 전에는 책에 손도 대지 않았던 시절에 비하면 개과천선이요, 괄목상대라 하겠지만 여전히 그 바닥은 얕기에 조바심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일단 양으로 승부하자! 라는 생각에 1000권의 책을 읽는 것이 목표를 하고 있는 나에게 저자는 묻고 있었다. 과연 당신의 독서법이 옳은가? 라고 말이다.

올바른 독서법으로 독서를 하게 되면 지식의 확장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 확장된다. 그것이 바로 의식이다. 내가 말하는 의식은 지혜가 아니다. 내가 말하는 의식은 생각의 흐름이다. 그리고 그 생각의 흐름은 우리의 무의식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것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의식은 오히려 무의식을 포함한 인간의 생각과 정신의 큰 덩어리를 말한다. –본문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바라고자 하는 것은 지혜와 지식의 습득이었다. 또한 내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삶과 생경하고 낯선 배경을 책 안에 담긴 문장을 읽어 내려간다는 것만으로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어 읽곤 했는데, 그의 주장을 보면서 아직도 교과서를 보면서 문제집의 문제 하나를 더 맞춰서 점수를 올리려던 학창 시절의 습관을 독서에도 여전히 반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책 읽는 사람입니다, 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지식의 갈구를 위한 도구로서 책을 읽어왔기에 나는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지식의 늪 앞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다독과 속독이 책을 읽는 기술이 아니며, 지혜의 탐구가 책을 읽는 목적이 아니라는 그의 주장과 함께 책을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 한 문장에 두 눈이 휘둥그래져 빠르게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읽는다, 는 행위에 있어서 방법이 딱히 있을까? 라는 막연한 의문과는 달리 독서법에 대한 탐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다산 선생의 독서법은 초서법이다. 이것은 중요한 대목을 골라 뽑아서 노트에 옮겨 적는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의 독서법은 백독백습이다. ‘백 번 읽고 백 번 쓴다는 것이다. 모택동은 붓을 들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스승한테 배운 최고의 독서 방법은 붓을 들고 하는 독서였다. 원스턴 처칠은 독서를 할때마다 마음에 드는 인용구나 문장을 항상 노트에 옮겨 적으면서 독서하는 습관이 있었다. -본문

책을 읽는 동안에 인덱스테이프로 표시를 하거나 마음에 드는 문구를 사진으로 찍어두기는 하지만 그것을 손으로 옮겨 써 볼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마음에 드는 문구며 배우고 싶은 문체나, 내용의 흐름에 중요한 부분에 대해 표기하는 것만으로도 몇 십 페이지가 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일독이 끝나고 나서 표기된 부분을 다시 읽고서 서평을 쓰는 것으로 이 정도면 책을 읽었다, 라고 생각했으나 그들은 책과 함께 쓰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특히 독서를 그저 입으로 암기하거나 이해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독서의 기술을 익히고 숙달하기 위해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책을 맹목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낼 수 있는 힘과 지혜를 키워주는 행위가 아니라 그저 앵무새처럼 읽은 책의 내용을 입으로 말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스쳐 지나가는 그런 행위에 불과하다. –본문

위의 독서법뿐만 아니라 우뇌 독서법, 꿀벌 독서법, 고래 독서법 등 후반에 다양한 독서법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그저 읽어 내려 가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과 동시에 생각하면서 사고의 확장을 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산 선생이나 세종대왕 등 많은 위인들이 읽으며 쓰는 독서법을 선택한 것 역시 눈으로 한 번 읽고, 쓰면서 되새김질하고, 그 시간 동안에 다시금 생각을 하게 되므로 한 번의 독서로 여러 번 읽는 효과를 가져오게 됨으로써 구이지학을 피하고자 하려는 선인들은 계속해서 노력해왔다.

그저 읽으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읽은 책들을 한 쪽 책장에 모아두며 뿌듯해 하던 우매한 나의 모습이 창피하게만 느껴진다. 읽다, 라는 자의적인 행동의 시작으로 독서의 모든 것이 시작하여 끝이라고 생각했던, 나와 같이 책을 처음 접하며 어떻게 읽어야 좋은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본 이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아르's 추천목록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고전 독서법 / 정민저

독서 기간 : 2013.09.21~09.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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