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염세적인 표지를 보면서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면 어쩌지? 하면서 읽던 이 이야기는 10대의 소녀인 '홍알음'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지고 있다. 10대 소녀들의 풋풋한 가슴 설렘을 기반으로 하여 소희와 알음의 소소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이의 마음을 얻고자 흉가의 계약자를 얻기 위해서, 때론 분신사바를 하며 인간의 힘을 넘어 계약자를 얻기 위한 소희의 발걸음에 알음이는 절친이라는 이유로 항상 그 자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음이에게는 이성문제 보다도 더 심각한 일들이 현실에 펼쳐지고 있기에, 소희의 이런 행동들이 그다지 이해되지는 않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마주하고는 있으나 자신의 문제를 모두 털어낼 수 없는,그 유리벽을 마주하고 소희와 알음이 있다. 소희는 몰랐지만, 나는 소희보다 몇 배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남자애 때문에 고민하는 것보다 더 현실적이고 처절하다. 소희에게 내색할 수 없을 정도로. -본문 내가 있던 가족의 자리에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 다움. 아빠의 오지랖이 부른 가족의 참사 안에서 알음은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딸에서 이제는 꿔다 놓은 보리 자루보다 못한 존재로 되어가면서 알음은 가시 돋친 고슴도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소희가 만나보려 했던 계약자가 그녀에게 나타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알음에게 하나 둘 씩 알음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해보라고 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원하고 있던 것들을 내뱉게 만드는데 그것은 점점 무서운 주문이 되어 간다. "가끔씩 넌 어딘가로 가 있는 것 같아." 유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내가 본 율의 모습을 율은 나에게서 보고 있었다니, "나도...... 그래?" "너도 내가 그런 거 눈치챘구나?"-본문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에서, 처음에는 분신사바와 계약자를 찾아 떠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들의 이야기인 가보구나 했다. 읽을 수록 어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야기와 인간의 욕망에 점차 변해가는 알음이를 보면서, 가끔은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해서 소름이 돋는 듯 했다. 엄마가 사라졌는지 조차 모르고 점차 자신의 욕망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쫓다 보면서 사람이 아닌 욕망 덩어리로 변해가는 알음. 그녀의 이야기는 스스로 계약자와의 계약으로 인한 자신의 변화를 합당한 듯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은 그녀 스스로가 만든 허상이었다. 나는 이제야 피겨에 대한 정확한 뜻을 검색해보았다. 거의 완벽한 형태. 거의. 아주 완벽한 형태는 아니란 소리다. 계약자는 나지만, 사실은 내가 아닌 것처럼. 나는 피겨를 모으는 걸 관두기로 했다. -본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