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 ㅣ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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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책 표지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신비로움이 느껴졌다.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숲, 이라는 의미를 지닌 제목에서 오는 오묘함 때문에라도 그렇겠지만, 일단 민음사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젊은 작가 시리즈 중 첫 번째를 장식하고 있기에 믿음을 가지고 자연스레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똑같은 길을 오랜 동안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문득 고개를 들어 두리 번 바라보면 새로운 풍경들이 눈 앞에 펼쳐지곤 한다. 분명 하루에도 몇 번 오가는 길임에도 이런 게 있었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경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 졌을 때, 그간 나는 얼마나 내 주변의 풍경에 무심했던 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은, 어느 날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 이후로 사라져 버린 동생 현수와 누나 미수, 그리고 미수의 남자친구였던 윤의 이야기로 이끌어 진다.

아빠가 다른 두 남매는 어찌 보면 서먹거린 사이가 될 만도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라져 버린 엄마처럼 서로가 그렇게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끈끈한 정을 안고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존재였다. 어떻게 동생을 돌봐야 할 지도 모르는 미수는 그러한 동생에게 나오지도 않을 젖을 물리면서까지 누나이자 엄마의 역할을 해서라도 동생을 지키고자 한다.

그러한 동생이 갑자기 세상에서 아스라히 사라진 것이다. 가스 폭발 사고 속에서 잔해조차 남아있지 않기에 유골함에 동생의 흔적조차 담을 수 없이 그저 마음 속에 묻어야만 했던 동생 현수를 안고 미수는 그 집을 탈출하듯 서울살이는 하고 있다.

건물의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는 미수와 그 건물을 지키고 있는 경비 용역으로 일하고 있는 윤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개되기도 전에 서로가 너무 비좁은 공간 안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그 압박감과 벗어날 수 없는 그 공간이 버겁다는 듯 그 둘은 헤어지게 되지만, 헤어짐과 뒤이어 발생하는 미수 방의 따스한 흔적들은 여전히 미수에게 윤을 떠올리게 하는 현재로 새록새록 태어난다.

미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407호가 708호에 들어설 때마다 어김없이 들고 있었던 봉투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었다. 그 봉투 속 화장지자 세탁용 세제, 혹은 샴푸나 면봉, 때로는 생수나 새 형광등으로 치유받았고 살 수 있었던 시간들을 설명할 길 없다는 무력감 뿐, 이 순간에 어울리는 감정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본문

폭발사고로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현수는 이름도 존재도 없는 유령 같은 존재로 계속해서M, 누나인 미수의 곁에 맴돌고 있다.

Misu와 Mother을 의미한다는 M의 존재인 미수는 현수에게 있어서 보지 못한 숲이지만 그 숲은 오롯이 한 사람을 향해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현수의 존재를 알게 된 미수의 격정적인 감정의 분출에서부터 재회의 순간까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아련한 존재는 그들의 마음 깊이 뿌리를 내려 자리잡고 있었기에 그 어느 숲보다도 울창하게 서로의 울타리를 치고 있었다.

언제나 있지만 느끼지 못하는 그 숲을 우리는 보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할까, 아니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몽환적인 부분 부분의 모습을 뒤로하고 남겨진 그 아련한 이야기에 쉼 없이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독서 기간 : 2013.08.21~08.2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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