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나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에 영화를 보기 전에 소설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한 단 권짜리 소설을 보면서 이전에 여러 차례 읽었던 불륜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문제는 어찌보면 흔한 소재인 그 '분륜'이란 것을 기반으로 하여 어떻게 풀어갔기에 이 소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전해지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과 호가심이 일어 보았던 당시의 소설을 앍으면서 빛이 나도록 아름다운 안나 카레니나가 사랑을 찾아 떠나고 그 사랑 때문에 몰락해야 했던, 그 불나방과 같은 이야기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빠져 들었다.
그 잔상이 점차 사그러질 때 즈음 21세기 현대판 안나 카레니나가 안나 K에겐 무슨 일이 생겼을까? 로 재탄생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에 무조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의 오마주인 이 책을 읽을 수록, 나는 안나 카레니나보다는 주홍글자가 오버랩되어 보였다, 러시아가 침채된 시대에 뉴욕으로 이민을 오기 된 유대인 가족. 그 안에 안나는 함께 하고 있었다.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와 같은 운명 같은 사랑을 꿈꿔왔던 안나는 나이와 현실이라는 문제를 타협하며 열정적인 사랑 보다는 자신을 뮤즈로 만들어줄 알랙스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녀는 안나가 아닌 안나 K라는 제 2의 이름과 인생을 살게 되는데 그녀와 꿈꿔온 삶과 K로서 살아야 하는 삶은 바람과 같이 뮤즈로서의 삶이 아닌, 미적지근한 현실에 점점 권태를 느끼고 있던 그 찰나 그녀의 눈앞에 데이비드가 나타난다. 그녀가 꿈꿔온 다아시와 같은 운명적 사랑이 데이비드라는 직감에 그녀는 K라는 꼬리표를 안고 그녀가 꿈꾸던 진짜 인생을 살아보려 한다. 그녀는 행복해 질 수 있었을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톨스토이의 안나가 수 많은 파티 속에 가려진 가면 속에서 힐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며 점차 무너져 내리듯이 그녀는 향수 하나에, 점점 단촐해지는 식탁 위의 메뉴 속에서 데이비드와의 사랑은 다시금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이 휘청거리는 사랑이라는 장막 속에서 안나는 레프가 결국 그녀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그녀는 결국 그 누구에 의해서도 구원받지 못한다. 그녀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또 다시 휘청거릴 듯한 울렁임 속에서 안나는 또 다시 아스라히 사라져간다. 21세기의 그녀는 조금 더 친근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모습이었으며 유독 안나라는 이름보다는 "K"가 계속해서 눈에 밟히는 것이, 서글퍼지기만 한다 이 곳에서라도 다시금 그녀가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던 것은 너무나도 큰 바람이었을까. 왜 K는 A보다도 더 버겁게 느껴지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