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백파선
이경희 지음 / 문이당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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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드라마로까지 그녀의 삶이 조명될 것이라는 말을 듣기도 전에 그저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기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는 했으나, 불의 여신이라는 수식이, 여자로서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뛰어넘어 여자로서 그녀의 삶이 재조명 된다는 것에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나라의 자기들이 세계 속에서 인정받는 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있었다. 그렇기에 토굴은 물론 약탈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는 기록들이 심심치 않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그래, 왜인들이 토기를 가져갔다는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토기를 만드는 장인들까지 모조리 일본으로 데려갔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하기야, 그들에게 있어서 자기보다도 그 자기를 만드는 장인들의 손이더욱 탐이 났을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이라면 그 무엇도 가지려 했던 이들에게 있어 욕망의 끝은없었을 테니 말이다.

왜구의 침입이 끊이지 않던 진주 속 자기장들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일본으로 무대가 바뀐다. 우리나라의 장인들의 이야기가 일본이 배경으로 해서 시작된다는 것은 안타까우면서도 그 안타까운 일들을 이제서야찾아본다는 것이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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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를 정리하면서 상근은 팔리지 않은제기와 막사발은 모두 깨부수었다. 한밤중에 파선은 상근이 자신이 만든 그릇들을 망치로 내려치는 것은보았다. 신성한 제기를 왜국에까지 가져갈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파선은엉엉 울며 가며 가마의 흙을 쓸어 담는 상근을 보고 진주를 떠나는 일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감했다. -본문

더 나은 삶을 보장해주겠다는 왜인들의 말에 따라, 외압에 의해서 그들은 일본으로 향하는 배로 떠나게 된다. 그 어떠한음식도 물도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또 다시 무거운 걸음을 옮기고 있다. 파선의 남편인상근은 그 와중에도 진주에서 가져온 흙더미를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진주에서 떠나오면서 가져왔던 단하나의 체취이자 그들이 지내왔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면서도 다시 돌아가야 하는 곳이었으니, 목숨보다더 귀하게 여길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을 게다.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시작한 그들의 삶은 바람처럼 녹록하지 않다. 모든 것을 주겠다는 영주는 배에 이들을 태우자마자 돌변하기 시작하더니만 마을에 들어서서부터 이들에게는 무조건적으로토기만을 요구 하고 있었다. 인간으로서 도기장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도기를 만들어내는 로봇처럼, 오로지 그들에게 토기를 얻어내고 거기에 세까지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맨손으로 끌고와놓고 영주는 결국 가마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셈이었다. 영주의 주문대로 그릇을 만들었지만 이런저런세를 붙여 가마 식구들이 받는 곡식은 쌀 서너가마에 잡곡 몇 말 정도밖에 안되었다. 가마를 벗어날 수없어 다른 식량을 구할 수도 없었다 –본문

남편을 잃고 주변인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난이 가마장에서 백파선은 가마장의 대장으로서 삶을 살게 된다. 가마장으로서의 삶과 여인으로서의 삶을 앞에두고 있는 그녀를 보노라면 여인의 몸이 아닌 도기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삶에 있어 그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하나의 모습으로만 살 수는 없나 보다.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삶 속에서 자신만의 행복만을 위해 살아갈 수 없는 백파선이나다다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그들이 처해져 있는 시대상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토기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해야 했던 백파선, 그리고 자신이 모시는 영주를 모셔야 했던 다다오는 결국 칼과 도기로서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없이한 자루의 칼과 도기만 남겨져 있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사랑해서는안될 이들이 토기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되었던 그 역경의 세월을 책 속에서나마 행복으로 남아져 있기를 바라본다. 더이상 전쟁이며 살상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길 바라본다.

그는 그녀가그리워하는 다다오기도 하고, 시게사마 영주의 명예로운 무사이기도 했다.그녀는 그가 누구든 이제 상관없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그녀의 연인이었다. 그에게는 그녀 역시 가맛골의 사기장이기도 하고 백파선이기도 했다. 그러나지금 곁에 있는 그녀는 그 누구도 아닌 그의 연인일 뿐이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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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정이」 / 권순규저

독서 기간 : 2013.07.08~0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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