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 5만 시간의 연구 끝에 밝혀진 31가지 마음의 비밀
스티븐 그로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정신분석가가 쓰는 이야기라는 말에 덥썩 집어 들고서는 읽기 시작하면서정신분석가라는 어릴 적 나의 꿈처럼 쉽지 많은 않은 것이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나의 마음도 도대체가 설명할 수 없을 적이 많아서 가끔은 타로나 점을 보러 가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하는데아무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치료해야 하는 것은보이지 않는 마음의 아픔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철학자 시몬 베유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감 생활을 하던 두 재소자가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벽을 톡톡 두드리는 방식으로 서로 대화 나누는 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벽은 그들을 갈라놓는 대상이면서도 대화의 수단이었다따라서 단절은 하나의 연결고리이기도 했다." -본문

 아프다는 통증을 드러낼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저자를 찾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방법은 대화와 그들의 몸짓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다내가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나의 상태가 어떠한 것이다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환자들을 보면서도 대체 이들의 문제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그러면서 정말 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직설적으로 나의 아픈 곳이 이곳입니다라고 말하는 반면 빙빙 돌려가며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무언가 문제는 있는 듯 하지만스무고개처럼 하나씩 하나씩 던지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보면서도 짜증이 아닌 인내심으로 그는 환자들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기다리고 있다.

 지루함은 정신분석가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환자가 특정한 주제를 자꾸만 회피하려 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또는 은밀하고 수치스러운 무언가에 대해 직접 털어놓기를 꺼리는 것일 수도 있다.-본문

 솔직하게 고백하자면그가 만난 환자들의 모든 기록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계속 물음표만 맴도는 것이 대체 어떻게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름 고민도 해보고 책을 덮었다 다시 펼쳤다 하기를 반복하면서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음이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없음이 나에게는 그들이 겪었던 문제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다행이라는 안도를 느끼기도 했다.

 나는 우리 모두 가끔은 미래를 애도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또한 젊은 연인에게는 늘 현재보다 미래가 더 풍성하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싶었다헤어짐은 오직 현재의 포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꿈꿔왔던 미래도 함께 포기해야 함을 의미한다관계를 떠나 새로운 삶은 시작하고내게 맞는 사람을 만난 결혼해 아이를 갖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본문

 무엇을 해도 화를 내지 않는 제니퍼를 보면서 내 감정을 드러내는 법을 모르던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타인에 의해 나의 감정을 그대로 따라하려 했던 내 모습들을 보면서 현재는 타인의 거울이 아닌 나를 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도 해 본다.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듯 하지만 그 안에서 나의 평이한 삶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기에 그것 하나만을 만족하며 보았다.

   

아르's 추천목록

 

법『문요한의 마음청진기』 / 문요한저


 

 

독서 기간 : 2013.06.26~06.2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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