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한의 마음 청진기 - 정신과의사가 아니었다면 깨닫지 못했을 인생치유법
문요한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중고등학생 때쯤 막연하게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군가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유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있어서 그런 안식처이자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 길이 마음먹는 대로 쉬이 갈 수 있는 길은 아니기에 지금은 다른 위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존재의 필요성과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인지 지금도 나는 정신과 의사들이 집필했다는 책들을 보면 금새 눈을 빼앗기고 만다. 이 책 역시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쉽고 담백하게 쓰여졌다. 어려운 용어들 보다는 그가 환자들을 만나고 느끼며 생각했던 것들을 기록해 놓은 것들로 정신과 의사, 하면 왠지 높은 것만 같은 담을 쌓고 사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답답하거나 고민 있을 때 툭 기대어 이야기 하고 싶은 그런 편안한 친구 같은 느낌의 책이다.

 그 지혜 중의 으뜸은 우리 안에 내재된 생명력에 대한 믿음입니다. 무서운 화마가 휩쓸어 재만 남은 산야에도 다시 수목이 자라고, 방사능 유출로 오염된 도시에도 다시 꽃이 피어나고,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도 스스로 정화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자기치유와 자기정화의 원천적인 생명력이 있습니다. –본문

 모든 것들이 처음이기에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어느 길로 가야 더 안전한 것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 스스로 몸을 부딪쳐 해보는 수 밖에 없다. 간접 경험이나, 주변의 조언, 타인의 삶을 보며 배울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총 집합한다고 해도 내 앞에 있는 문제가 덩그러니 수면 위에 떠올라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100%의 승률로 모든 문제를 깔끔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디 인생이 내 마음대로 그렇게 굴러 가는가. 그래서 가끔은 내가 한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때론 운 좋게 탄탄한 징검다리 위에 서 있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꼭 어떤 방식이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중략) 어떻게 생각하면 인생도 비슷합니다. 인생에도 건빵과 별사탕처럼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 –본문

어찌되었건 어느 누구에게 무한정 오르막길도, 또 무한한 내리막길만 있는 것도 아닌 인생 속에서 낙담할 것은 없다. 어느 샌가 움트고 나오는 새싹처럼, 우리 안에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 무거운 짐을 짊어가야 하는 이가 나 혼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도 있으니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고 있다.

얘야,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보았니?”

, 아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아요.”

그러자 아버지가 다시 묻습니다.

아니다, 네가 아직도 하지 않은 일이 한 가지 있단다. 그게 무엇인지 알겠니?”

잘 모르겠는데요.”

아버지가 대답합니다.

너는 이 아빠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어.” –본문

 누군가를 더 위해서 한 것들이 되려 역행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내 자신이든 타인이든, 나의 가족들이건, 누구에게나 아무런 문제 없이 평온한 날들만 도래하기를 바라는 것도 어찌 보면 그들을 위한 것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곤 한다. 그렇다고 견디지 못할 만큼의 강태공의 바람이 휘몰아치기 바라는 것이 아닌 두 발 내딛기 위한 한 걸음의 후퇴 정도. 딱 그 정도의 작은 산들이 나와 그들 앞에 있었으면 한다.

 실험 결과 일시적 격리를 경험했던 쥐들은 더 모험적이고 더 용감했으며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게 자라남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일시적인 분리와 어미와의 재결합이 스트레스에 더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본문

  

아르's 추천목록

 

『자기돌봄』 / 타라 브랙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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