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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더 시티에 열광했던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뉴욕에 대해 꿈꿔봤을 것이다. 왠지 모르게 그 곳에 가면 누구나 당당해질 수 있을 것만 같고 그 누구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만같은 뉴욕. NY이라는 글자만 보아도 빨간 하트 안에 글씨가 연상되면서 자유의 여신상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그런 그 곳에서 저자가 지내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인턴과정을 지내고 뉴욕현대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그녀의 이력을 한줄 읽는 것만으로도 부럽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치수 많은 뉴욕의 캐리들 중에 한 명일 것만 같은 모습이기에 그녀가 본 뉴욕은 어떠한지, 내가 꿈꾸던그런 곳일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녀는그녀의 직업답게나 뉴욕을 미술관을 기반으로 하여 소개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3대 미술관이라고 해서 익히 알고는 있었으나 뉴욕에 이렇게 많은 미술관이 있었다는 사실이 꽤나 놀라웠다. 그다지 넓지 않는 곳곳에 이토록 많은 미술관이 있다니. 채 몇 페이지가지나지 않아 계속해서 새로운 미술관들이 나타나는 것에 아쉬움도 크기도 했지만 그만큼이나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아서 페이지 할당이 충분치 못했을것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뉴욕의 모습에 반하게 되었다. Downtown Art. 뉴욕 항구에 도착한 이민자들은 이곳에 이민초기부터 다양한 문화를 정착시켰다. 덕분에 다운타운에는 다양한 문화단체들이 과거의 이민자들이 떠난 지금에도 여전히 이곳 다운타운을 지키고 있다. 다운타운의 미술은 미드타운의 대표적 명소인 뉴욕현대 미술관처럼 유럽적 성향이 가미된 뉴욕 현대미술이나, 업타운의 대표적 명소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처럼 뉴욕 상류층의 세련된 미술을 말하지 않는다. P 존재조차도몰랐던 수 많은 미술관들을 만날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유대인 문화유산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적이면서도경제적인 가격으로 만나 볼 수 있는 미술관 안의 레스토랑도 보는 순간 혹 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유대인들의 고난과 아픔이 고스란히 승화되어 이한 공간 안에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마음이 끌렸다. 살기 위해 떠나야만 했던그 냉혹한 여정 안에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자유의 여신상을 보는 순간 그들은 살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눈물을 흘렸을까? 아니면 이제 정말 자신들이 살아왔던 공간을 떠나왔구나 라는 억울하면서도 한스러운 자신들의 인생에 눈물을 흘렸을까. 어찌되었건 그들은 새로운 공간 안에서 살아야 했지만 그들이 안고 있던 자신의 근본은 잊지 않고 보존하고 또보존하려 노력했다. 그 노력의 결실이 바로 이 미술관 안에 빼곡히 쌓여 있었다. 유대인들은 비록 슬픈 역사를 지녔지만 역경을 딛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그들의 문화유산을 잃지 않고 지켜왔던것이다. 마침내 자유를 찾은 그들에게 자유가 어떤 의미였을지, 또현재 우리가 지닌 자유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자유가 준 수 많은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되집어보는귀중한 시간이었다. -P31 요근래 현대미술에 대한 책을 읽어서인지 이미 익히 알고 있던 메트로폴리탄보다는 그녀가 일하고 있다던 뉴욕현대미술관,일명 MOMA가 가장 흥미로웠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을 너무나 많은 미술관을 이 한 권의 책 안에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미술관 한 곳에 10페이지 남짓의 소개글만이 있기에 꽤나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마 만큼은 그녀가 일하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정말 세세히 하나하나 기록을 담고 있었다. 어느날 아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스크린을 켜고 안잤는데 모든 컴퓨터 바탕화면에 이런 글이 떠 있었다. Anybody can do that! Yeah, but you didn't! -P131 현대 미술을 마주하게 되면 정말 이런 생각이들 때가 있곤 하다. 이건 나라도 그리겠다. 이게 대체 미술이란말이야? 왜 이런 작품이 미술관을 차지하고 있는 거지? 라는단순한 질문들. 도대체 무엇이 미술이란 말인가? 에 대한답을 한 번에 해주는 이 글을 보면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도 않으면서 투덜대는 투덜이스머크 같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일침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되었건 모마에서 가장 반가웠던 점들은 그 동안 책에서 보았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세잔의 수욕도도 그렇고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도 그렇고 모네의 수련도 그렇고. 책이나 모니터상의 그림으로만 마주할 수 있는 작품들을 그녀는 매일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참 부러웠던 것도사실이지만 아마 그녀가 아니였으면 이 작품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고 모마의 존재도 몰랐을 것이기에, 다음에기회가 된다면 이 곳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사실세잔의 수욕도를 보면서 아름답다라는 생각보다는 그의 몸 안에 하늘을 담고 있구나, 이 정도의 생각만하게 되었다. 수 많은 거장, 특히나 피카소에게 그 누구보다도위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세잔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이가그린 듯한 서투른 형상과 진한 윤곽선, 고대의 아름다운 조각상이 취하는 멋진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고대조각상과 달리 전혀 아름답지 못한 신체 등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세잔은 다른 선배 작가들과는 달리 멋지게 그리는데 주력하지 않았고 자연이 지닌 본래의 성격을찾고자 했다. -P136 가장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미술관은 수 많은 미술관은 모마PS1이었다. 쓰다남은 스케치북에 긁적이던 작품을 스카치테이프로 붙여 놓고 인쇄 버튼을 눌러 프린트 된 작품들을 걸어 놓은 전시관.모마와 같이 현대 미술을 전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모마보다도 더 현대적인 것만 같은 모마PS1은자유로우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기에 오히려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친절한 레이블 대신 퉁명스러운 포스트잇이 그나마 작품명을 알려주었다. 포토그래퍼의 정교하고 전문적인 사진인화작업 대신 A4용지에 컬러프린토로뽑아낸 사진들로 사진적을 하고 있는가 하면, 어떤 작품들은 천장에 매달려 있거나, 심지어 에어컨 바람에 펄럭거리고 있었다. -P2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