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안락사, 허용해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21
케이 스티어만 지음, 장희재 옮김, 권복규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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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덮는 순간,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하나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안락사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을 뿐더러 그러한 생각을 굳이 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래도 안락사라는 단어를 마주하면서 떠오르는 것은 타인에 의해 선택되어 지는 죽음의 선택이라는 것뿐이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나는 안락사는 자신의 선택보다도 그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선택되어 지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했을 것이며 이러한 안락사의 시초는 물론이고 장애인들에게 안락사가 남용 될 소지가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락사를 두고 의무론적 윤리설과 결과주의 윤리설로 바라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락사 논쟁에서는 '존엄한 죽음'에 대한 개념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안락사 찬성론자에게 이 개념은 죽음이 평화롭고 고통스럽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죽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쓰여요. 안락사 반대론자들은 평화롭고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이 이상적이라는데는 동의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P 87

 안락사를 지지하는 단체들 중 일부는 우생학을 기반으로 하여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우생학이라는 것은 이전에 세더잘의 '낙태'에서도 한 번 읽었던 것으로 월등한 혹은 일정한 기분에 부합하는 정상적인 인류를 체에 거르듯이 걸러내어 가장 이상적인 인류를 만들어 낸다는 것으로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가차없이 내쳐지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던 학문이다. 당시 이러한 우생학은 나치의 홀로코스트의 선동하게 된 기반이 되었다고 하니, 안락사가 이러한 아픈 과거를 담은 것이었다니, 새삼 그간 안다는 것에 대한 깊이가 이토록 얕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안락사의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게 한다.

 장애인들은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의사로부터 열등한 취급을 당한다고 주장합니다. 장애인은 삶의 질이 낮아 장애를 가지고 살기보다는 죽는 것이 낫다는 사회의 일반적인 태도가 의사에게서도 발견된다는 것이지요.

 장애인 사회 운동에 적극적인 사람들은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거나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데 반대합니다. 이들은 사회가 장애인의 삶을 열등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며, 비록 극도의 고통 속에 있다 하더라도 죽음은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안락사를 인정하면 장애인들은 필연적으로 큰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P 82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권리, 그 존엄성에 대해 선택의 자유가 있다 라는 것에 대해 한 마디로 쉽게 이야기 하기에는 인간의 죽음이라는 그 어느 것보다도 쉽지 않은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나의 삶이기에 나는 내가 죽을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하기에 안락사라는 자칫 '자살'과 결부되어 있기에 쉽게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어느 순간에 드리울지 모르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만약, 이라는 가정하게 그저 상상만으로 가늠하며 선택했던 안락사의 바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일지에 대해서도 판단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또한 타인의 의해, 가족이나 의사에 의해서 안락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자신의 삶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선택하는 것이므로 혹여 '미끄러운 비탈긴 이론'에 빠져들 수 있으므로 함부로 선택할 수 없는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의사는 치료를 중지하는 데 동의하는 것 이상으로 환자의 죽음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이 의사는 치료자가 아닌 죽음의 매개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P 41

  한 개인의 삶의 마지막을 선택한다는 것에서 모든 것을 한 개인의 지위 하에 두기에는 쉽지 않은 문제이기에 앞으로도 안락사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갭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죽음이라는 것을 선택하는 여부인지 아니면 삶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 버리는 것인지에 대한 반문은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안락서라는 뜨거운 감자는 계속해서 화두가 될 것이고 이 책을 읽는 다고 해서 어느 것이 옳은 선택이다! 라고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하나의 주제에 있어서 더 넓은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상관 없다는 이유로 나만의 정저지와에서 살 것인지 아니면 세상의 더 많은 문제들을 생각해볼 것인지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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