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인생 여행 - 파리의 정신과 의사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발레리 해밀 그림 / 열림원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요새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매번 상위에 올라 있는 꾸뻬 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이게 왜 다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으려 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다 유심히 바라보니 이전에 읽었던 것은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었다. 오래 전에 읽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읽었던 그 순간 만큼은 따스했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행복여행을 지나 인생여행은 어떠할 지가 읽어보고 싶어 펼쳐 든 이 책은 그 당시 읽었던 행복여행이나 만큼이나 따뜻한 이야기였다.

 정신과 의사이자 아버지인 꾸뻬 씨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아들인 꼬마 꾸뻬의 관점에서 바라본, 어린 시절 그가 일들을 배우며 깨달았던 것들을 하나 하나 적어놓은 그의 노트와 함께 그 여정을 걸어가며 인생에 있어 던져지는 순간순간의 질문들에 대해 어떻게 답할 것인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사실 어른이 되면 어떠한 질문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는, 천재가 되는 줄만 알았다. 그렇기에 모르는 것이 생기면 무조건 쪼르르 달려가 엄마든 아빠에게 여쭤보곤 했었는데 실상 다들 어른이라고 하는 그 나이게 되어보니 어른이라는 감투를 쓴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안다기 보다는 여전히 서툴고 모르는 것이 투성인 무늬만 어른이라는 생각에 내 스스로도 피식 웃음이 날 때가 있다.

 친구에게 시험 볼 때 답을 알려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하는 엄마에게 꾸뻬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왜 이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엄마의 이야기에 갸우뚱하게 된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커팅을 하면 안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들키는 일이 없다면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아빠의 말씀 사이에서 꾸뻬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폭력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상황에서 절대 그런 일에 끼어들지 말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구하라는 엄마와 한 쪽 뺨을 맞았을 때 다른 한 쪽 뺨을 내밀지에 대해 고민하고나 혹은 맞았던 것에 비해 몇 배 더 힘차게 그 상대에게 돌려줄 것인가를 모두 고민할 수 있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아빠의 이야기 속에서도 꾸뻬 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어느 것이 명쾌한 답일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상적인 엄마와 실용주의 자인 아빠의 사이에서 둘 다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꾸뻬를 보면서 나 역시도 어릴 적 했던 질문들을 돌이켜 보게 된다. 도덕적인 관점의 질문들은 물론이고 요새 읽었던 낙태나 피임에 관한 질문들까지, 초등학교 시절 한 때 진지하게 고민했던 문제로는 양호 선생님이 우리의 몸을 위해서 라면 국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담임 선생님이 지구를 위해서 라면 국물도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등, 커가면서 꾸뻬처럼 학교에서도 친구들과의 삶과 선생님과의 삶이 있듯이 수 많이 늘어나는 각각의 페르조나 안에서의 내 삶 속에서 마주했던 질문들에 대해 떠올리며 생각해보게 한다.

 꼬마 꾸뻬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어린 시절의 기우가 현실이었다는 증거를 마주한 마지막 순간에 그의 동생은 그 편지를 가차없이 불태워 버린다.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관념과 생각들이 어느 순간에 또 틀어지거나 달라지기도 한다. 꼬마 꾸뻬가 꾸뻬가 되는 동안에, 꼬마 꾸뻬에서 벗어나 꾸뻬로서의 삶을 시작하여 마칠 때까지도 우리는 우리네 인생에 있어서 꾸뻬 처럼이나 수 많은 인생의 굴곡과 그 안에서 질문을 마주하게 될 터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반드시 하나의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르는 것들은 주변에 함께 도와 얻기도 하고 또 그렇게 남을 돕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정도라는 길을 걷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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