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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ㅣ 북멘토 가치동화 5
박상률 지음, 이욱재 그림, 5.18 기념재단 기획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영화 26년을 보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눈물만 흘리다 것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흘렀다고 그 때의 아픔을 벌써 아득하니 잊고 지냈다 보다.
“광주 시민 여러분! 계엄군이 지금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우리를 부디 잊지 말아주십시오. 계엄군이 우리의 피를 원한다면 기꺼이피를 쏟으며 최후의 한 사람까지 싸우겠습니다. 우리를 부디 잊지 말아주십시요!-본문”
화려한 휴가에서의 이요원이 울먹이며 도심을 돌며 메가폰으로 이야기하던그 장면이 다시금 오버랩 되어 나타난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 라며목숨을 걸고 외치던 그녀는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지나온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였다.
작약꽃과 모란꽃을 구분할 줄 알고 엄마 뱃속에 든 동생의 움직임을 알고싶어 엄마의 배에 귀를 귀울이며 꽃밭을 흐트러트리는 똘똘이를 보면 야단을 치면서도 고무줄놀이를 하는 꽃님이. 초등학교5학년인 꽃님이는 새로운 세상이니 계엄령이니 이런 것들보다도 그저 고모와 함께 노닐던 그 곳에 다시가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어린 아이든 무장을 했든 안 했든 상관없이 그저눈에 띄는 생명체를 핏빛으로 물들이려고만 했으니 자전거를 타고 그들을 향해 달리던 꽃님이는 그들에게 그저 ‘적’일 뿐이었을 것이다.
화려한 휴가라는 작전명처럼 그들은 화려하게, 아니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광주를 핏빛으로 물들이며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고한 사람들을 폭도로 한 순간에 전락 시킨 후 자신들의 무력에 정당화를하려 했던 그들에게 시간이 흘러 진정한 진실이 무엇인가는 드디어 모습을 들어냈지만, 그 진실을 규명하기까지너무도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슬픔, 수 많은 가족들을 떠나 보내야만 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당시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내며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삼켜야만 했을까. 부디 어디에서라도 살아서 만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안실이며 거리를누비며 아빠를 찾던 꽃님이처럼, 그리고 다시 꽃님이를 찾아나서는 아빠처럼 우리는 그들을 잊지 말고 그들의이름을 찾아주어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자 형제였으며 우리나라의 용감한 시민들이었다. 그들의 자전거가 멈추지 않도록,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잊지 말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