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 읽는 화학 이야기 재밌밤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김정환 옮김, 황영애 감수 / 더숲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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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나는 달고나를 만든답시고 그 많던 국자와 숟가락을 태우고 엄마한테 혼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 많은 시행착오 끝에도 길거리에서 파시는 분들이 만드는 그 맛과 모양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기에 매번 국자와 설탕만 버리고는 바로 달려나가 달고나를 사먹곤 했으니 그 당시에는 단지 그 만큼의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노하우라는 이름 하에 숨겨진 화학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란 걸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 이과로 지원하고 과학 분야 중 화학2를 전공으로 선택했었다. 분자와 분자간의 결합으로 인해 새로운 화합물이 만들어지고, 어떠한 물질은 분해하면 어떠한 것들이 발생되는지.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가 결합하여 물을 만들어 내듯이 A+B라는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화학적 반응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기에 화학이라는 과목이 참으로 신기하고도 재미있었다. 아마도 그 화학식을 통해서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연금술사가 되는 것 마냥 신기했기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화학을 배우고 생각한 시간은 딱 그 고등학생 시절에 한정되어 있다. . 우리 생활 속에 수 많은 화학이 스며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화학이라는 것을 들추어 내어 알기 보다는 생활 속에 사용하는 일상적인 것들로 치부하여 더 이상 궁금해하지도, 그것에 대해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다.

 맥주나 콜라와 같은 강한 탄산을 가진 탄산음료 제품들은 내압용 페트병을 사용한다. 일반 생수병과 달리 내부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바닥을 평평한 모양이 아니라 둥근 발이 5개 달린 꽃잎 모양의 페달로이드라는 형태로 만든다. –본문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왜 일반 생수병의 바닥은 평평한대 반해 탄산음료의 제품들은 꽃잎 모양을 가졌는지에 대해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 생각해보니 그렇구나, 라고 그제서야 깨달았지 그것들의 바닥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인지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은 실험은, 기억에 남는 다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을 실험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소재들이었기에 안타까움이 더 짙은 그 실험은 다이아몬드를 태우는 것이었다.

석탄과 다이아몬드는 탄소로 구성되어 있다. 동일한 원소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석탄과 다이아몬드가 만들어 질 당시의 압력 차이에 의해 탄소의 배열이 상이하게 됨에 따라 하나는 연료인 석탄으로 하나는 값비싼 보석인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일하게 탄소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를 태우게 된다면 산소와 결합하게 되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화학식으로도 간단히 알 수 있는 것들로 굳이 실험을 하려면 아마 석탄으로 이용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태우기에는 너무 비싸니까. 하지만 그는 과학자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단지 하나의 공식이 아닌 진정으로 실험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하고 알려주는 것이 바른 가르침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쉽사리 타지 않는 다이아몬드를 태워 이산화탄소로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하기까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한 그의 집념을 보면서 직접 실험하고 확인 한 다음 가르치겠다는 그만의 확고한 의지 덕분에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실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매실 장아찌나 레몬은 시큼한데도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매실로 레몬도 리트머스 시험지 등으로 산성, 알칼리성을 살펴보면 명백히 산성을 나타낸다. 그렇게 보면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것이 그 식품 자체가 알칼리성임을 의미하지는 않는 듯하다.

사실은 식품을 태워서 생긴 재가 알칼리성이면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태우고 남은 재가 산성이면 산성 식품이 된다. 매실이나 레몬이 시큼한 것은 구연산이라는 유기산 때문인데,구연산은 탄소와 수소, 산소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태우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된다. 한편 태워서 생긴 재가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성분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서 탄산칼륨이라는 알칼리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본문

그간 상식으로 알아왔던 사실들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산성식품,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것은 맛으로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식품을 태우고 남은 재가 가지고 있는 성분을 가지고 판별하는 것이라니. 당연히 레몬은 산성 식품인 줄만 알았던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계란으로 탱탱볼을 만들거나 감귤 통조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 생활 속에서 보아왔던 것들 안에 이렇게 많은 화학이 숨어있었다니. 심지어 달고나의 공기 구멍 같은 잔해에서도 화학으로 설명가능 한 것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입고 먹고 것들 모두 화학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진배 없을 것이다.

생각만큼 화학식들의 맹공이 아닌 실험으로 설명해 주는 화학이야기가 참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그저 칠판의 글자들로만 살아있던 화학이 책 안에서 실험들로 되살아나다니. 화학에 대한 호기심들이 다시 발동되는 순간들이다.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우리 주변에 숨어져 있을지,두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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