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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무의식 - 정신분석에서 뇌과학으로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김명남 옮김 / 까치 / 2013년 1월
평점 :
일반적으로 무의식이라 하면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어떠한 행동을 할 때 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요 근래에 읽었던 무의식에 관련된 책들은 프로이트나 융에 의해서 쓰여졌던, 이미 몇 십여 년 전의 그들이 말하는 과학이지만 그것이 진리라고 알고 있었기에 얼마 전까지도 무의식 하면 프로이트와 융의 무대로만 알고 있었다.
과학이라는 것은 발전을 통해 이전의 진실이 다른 현상의 발달로 인해 다시 뒤집히곤 하다. 원자와 전자가 최소한의 물질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배우고 그것이 진리라 알고 있던 시간이 지나 원자와 전자보다 더 작은 물질인 쿼크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해 들었다. 소립자의 복합 모델에서의 기본 구성입자의 한 종류인 쿼크가 과학의 진보를 통해 발견되었듯이 그 동안 베일에만 가려져 있었던 무의식이란 세계는 시대의 혁신으로 인해 뇌 구조를 분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깊게 들어가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의식이란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꿈을 기반으로 하여 분석하려 하였다. 내가 의식할 수 없으나 갈망하고 있는 것들이 꿈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보았기에 혹은 일상생활 중에서도 무의식 중에 튀어나오는 언어나 행동들을 기반으로 하여 분석함으로써 무의식을 해석하는 것이었기에 그 근본에 대해 정확하게 집어낸다기 보다는 결과를 통해 원인을 유추해 가는 방식들이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을 통해서 일반적인 유추가 아닌 무의식의 발원인 뇌에 대해 직접적인 관찰이 가능하게 되며 무의식은 더 이상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탐구가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게 된다. 뇌영상을 분석할 수 있는 fMRI을 통해서 신경과학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전 시대의 무의식과 구별되는 새로운 무의식이라는 영역이다.
사람의 몸무게의 5% 남짓 차지하는 뇌의 존재는 그 퍼센트가 차지하는 숫자의 의미를 넘어 인간의 생을 결정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이다. 영장류 중의 최고의 지능을 가진 인간이라는 종이 동물들과 구별되는 것은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이 뇌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기원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진화 과정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종이라 한다.
무의식이라고 하면 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며 무의식이라는 세계가 너무도 많은 것들을 내 안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의식하는 부분이 10% 남짓이고 그 이외의 부분이 모두 무의식의 세계이며 그 잠재적인 무의식의 상태가 현재의 나의 행동이나 생각을 통제하고 있었다.
내가 배웠던 경제학만 하더라고 인간은 합리적이다, 라는 명제를 전제로 배웠던 것이었지만 행동경제학의 발견으로 통해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실제의 모습이라는 것은 대략 들어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실제 뇌를 통해서 보는 인간의 모습을 바로 바라보게 되자 그 순간만은 꽤나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한 느낌이었다.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니며 내가 보았다고 믿었던 것들, 혹은 내가 경험했다고 하는 것들 조차 뇌라는 영역을 통해서 조작되고 변형되는 것들이라는 사실. 그것에 대한 연구와 그 결과들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아, 이것이 현재의 진리이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뇌과학은 요즈음에서야 뜨고 있는 분야라고 한다. 우주와 같이 거대하지만 우리가 알고 발견한 것은 아직도 1% 남짓의 것과 같이 뇌 역시도 그 무한대의 가능성과 기능들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그 분야에 대해 알기 시작한 걸음마 단계와도 같다.
아직은 미지의 세계이지만 지극히 존재하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 어려울 것만 같았지만 쉽게 풀어져 있는 이 뇌과학이 너무도 재미있으면서도 계속 알아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