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인생.법
석지영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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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여성법학자, 엄친딸 종결자, 32세에 하버드법대 교수에 임용되었던 석지영. 이후 4년 만에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하여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의 종신교수가 되었다.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도 출연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들려주었던 그녀. 그녀 앞의 화려한 수식어에 의해 은연중에 떠오르게 되는 무언가 어려울 것 같고 다가서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소탈함을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확신이 설 때에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냉철한 사람임에 틀림 없었다.

 하버드 법대의 종신교수로만 처음에 그녀를 접했을 때에는 법을 전공하는 사람이기에 무언가 딱딱하면서도 규범 속에서만 살고 있을 듯 한. 그야말로 고지식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곳에서 주입식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었다는 핑계로 그녀에 대한 오해에 대해 해명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아니, 나는 내 스스로 그 작은 우물 속에서 보이는 세상이 전부라고 믿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 손에 잡히지도 않을 법전을 안고서 두꺼운 뿔테 안경을 끼고 공부만 했을 것만 같던 그녀의 어린 시절을 보면 과연 그녀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된 것일까 라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였다.

 갑작스런 이민으로 바뀌어진 환경.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세상과의 단절을 경험해야만 했던 어린 시절. 그녀의 동생은 학교에서 청각장애인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학교에서의 생활은 원만치 못했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주변의 친구보다는 책을 통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놓지 몰랐던 소녀는 발레에 대한 호기심마저도 책을 통해서 섭렵해 나간다. 그 이후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9학년 이전까지만 발레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매일매일 첫 번째 자세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발레. 오늘의 위대한 발레리나일지라도 내일도 그 자리를 고스란히 지킬 수 있을지 여부는 오롯이 그 발레리나에게 달려있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는 것이다. 비록 그녀는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발레를 지속 할 수는 없었으나 그 때의 시간들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 가고 싶은 세상을 걷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녀 스스로는 부족한 것이 많다고 했지만 예일대에 합격한 이후 자유라는 이름 하에 그녀는 자신이 원하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기 시작한다. 어릴 적부터 배우고 익혀왔던 인문학적 소양이 빛을 바라는 시기이다.

 무엇이든 꾸준히, 발레를 배웠던 그 때처럼 매일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늘을 지내왔던 그녀의 시간들이 쌓여 비로소 그녀를 지금의 위치에 자리하게 했다.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의 종신교수. 그녀의 이름보다 긴 수식어 앞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이 타이틀을 얻기까지의 자취가 고스란히 사진첩처럼 펼쳐져 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그녀가 살아온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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