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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은행원이었던 에밀리오,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대평한 에밀리오의 룸메이트 미겔, 남편을 돌보기 위해 요양원 행을 선택한 돌로레스 부인, 외계인에게 매일 쫓기고 있는 카르멜리나 부인. 이 모든 이들이 그들의 젊은 시절에 과연 이 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생각이라도 해봤을까?

여전히 그들은 젊지만 그들을 가두고 있는 신체만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늙어가고 있다.
이젠 제목조차 기억나지는 않지만 몇 년 전에 본 영화에서 인간이 이 세상을 떠날 때 단 하나의 기억만을 가져간다고 한다. 이 생에서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아름다우며 소중한 기억 하나 만을 가져가서는 사후의 세계에서 그 하나의 기억으로만 산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이야기 속 어르신들은 자신의 일생에 있어서 단 하나의 기억을 찾기 위해 알츠하이머와 고군분투 하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린 순간에도 자신의 딸과 손녀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눈을 감으셨던 나의 외할머니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