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군주론
허성준 지음 / 스카이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마키벨리아의 군주론. 필독서의 목록에서 이 이름을 본적은 있다만 이 책이 서양의 손자병법으로 불리는 책이라고 한다. 나의 무지함을 서문에서 다시금 느끼면서 그 간의 독서와는 담을 쌓으며 지냈던 20대의 반성과 함께 시작된 이 책은 한 마디로 이 전의 나의 생각들을 철저히 산산조각 내어 다시 재적립시켰다.

 21세기에 더 이상 군주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마키벨리아의 군주론을 읽어야만 하는 것은 군주라는 직위가 사라지었을 지언 정 현실 속에 군주 즉 리더는 언제까지나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극히 리더들을 위한, 리더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그 이전에는 어디서도 보지 못하였던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한 마디로 내가 알고 있던 리더라는 직책의 관념에 대한 재해석, 아니, 이것이 진정한 리더의 참 모습이라면 그간

내가 꿈꾸던 리더의 모습은 환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신기루를 쫓고 있었던 것이다.

 개개인에게 있어 도덕적인 관념과 잣대를 제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선한 마음을 갖는 것, 이것이 일반적으로 개인에게 요구되는 정도라면 리더에게 있어서의 이러한 도덕적 잣대는 개인과 비교했을 때 그리 쉽지 많은 않다.

 우리는 때때로 좋은 사람과 좋은 리더를 착각하곤 한다. 회사생활이 어언 3년 차가 되어가는 내 입장에서도 좋은 사람과 좋은 리더는 명백한 차이에 대해 이제서야 이해하고 있다. 회사라는 공간이 일을 하기 위해 얽힌 이해관계이기에 그 직위에 맞는 책임감과 일 처리 능력이 없다면 그 리더는 개인적으로는 좋은 사람일지는 모르나 리더로서의 자격은 없는 셈이다.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간다고는 하나 그 안의 개개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방법은 꼭 하나로 일치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한 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개인들의 생각과 욕망이 상충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리더는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모든 이야기를 다 실현 시켜 줄 수는 없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신이 된 주인공은 전 세계 사람들이 꿈에 그리던 복권 1등을 모두 당첨시켜 주지만 너무 많은 1등 당첨자로 인해 그들이 나눠가진 당첨금은 고작 몇 십불에 불과했다. 그들의 소망을 이뤄주고자 한 일이 되려 당첨자들에게는 행복보다는 불만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누군가를 대표하여 이끌어가는 자리는 보기보다 화려 하지만도 않은 듯 하다. 필요하다면 도덕을 무시하는 것도 중요하며 강자를 돕지 말라는 이야기 등은 리더가 아닌 그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내게는 그들의 세계가 냉혹하게만 비춰지기만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선택은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일 것이다. 물론 그러한 방법들이 공리주의의 한계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겠지만 원작인 마키벨리아의 군주론을 통해 그의 입장을 한 번 읽어보고 싶게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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